약자(略字)는 본자(本字)의 자획을 쓰거나 일부를 생략하여 간단하게 만든 글자이다. 약자의 형성은 대개 필기체에서 노력경제의 의식으로 나타나게 되며, 보편화되면 점차 인쇄체에도 파급되는 경향을 띠게 된다. 구결은 생략이 심한 약자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한자의 약자는 문헌상 목판본·지도 등에 많이 쓰였다. 약자는 정자(正字)에 대한 속자(俗字)의 성격을 지닌다. 정자의 기준은 『강희자전』에서 채택한 자전체이며 속자는 이 자전의 이체자(異體字)의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약자는 정중한 표기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손으로 쓴 글씨, 신문이나 출판물에서 약자를 사용하고 있다.
모든 문자는 다른 글자와 구별되는 시차소(示差素)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시차소가 곧 자소(字素)이다. 한글자체에서는 ‘ㅅ : ㅈ : ㅊ, ㅏ : ㅓ, ㅑ : ㅕ’ 등의 대립에서 보이는 자획의 차이가 그것이나, 이것은 훈민정음 창제 몇 년 후 『석보상절』에서 ㅣㆍ→ㅏ , 15년 후 『월인석보』에서 · →ㆍ, 이윽고 ˄→ㅅ, ㅈ→{{%279}} 등의 필기체와 같은 자형이 되었다. 약자의 형성은 대개 필기체에서 노력경제의 의식으로 나타나게 되며, 보편화되면 점차 인쇄체에도 파급되는 경향을 띠게 된다.
획이 많은 한자는 예로부터 약자가 쓰였다. 특히 구결(口訣)은 매우 간략한 약자로 사용되며(예 : 厓→厂, 爲→ソ, 羅→ᄉᆞ 등), 근래에 발견된 『구역인왕경(舊譯仁王經)』의 석독(釋讀)은 14세기초의 필기로서 약자의 오랜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예 : 衣→ラ, 隱→フ, 所→ケ, 乎→ノ 등). 이것은 일본문자의 형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자의 약자는 문헌상 목판본 · 지도 등에 많이 쓰였다. 가령, 『고려대장경』의 断(斷), 来(來), 纯(純), 隠(隱), 尒(爾), 聽(聽) 등, 『삼국유사』의 倹(儉), 軽(輕), 礼(禮), 庙(廟), 弥(彌), 釈(釋), 与(與), 済(濟), 号(號) 등, 『전운옥편』의 个 介(箇), 与(擧), 乱(亂), ○(來), 仏(佛), 岳(嶽), 从(從), 処(處), 扦(0x977c) 등,
『대동여지도』의 関(關), 覌(觀), 旧(舊), 国(國), 皈(歸), 楽(樂), 恶(惡), 岺(嶺), 灵(靈), 竜(龍), 発(發), 过(邊), 変(變), 宝(寶), 双(雙), 駅(驛), 㭗(鬱), 仅(儀), 鉄(鐵), 疂(疊), 弹(彈), 学(學) 등이 그것이다. 그 약자의 구성은 부분생략(예 : 声, 点, 経, 㷌, 普 등)과 전형(全形) 대용(예 : ○, 丮, 万, 介, 旧 등)으로 구분된다.
약자는 정자(正字)에 대한 속자(俗字)의 성격인데, 정자의 기준은 이른바 『강희자전』에서 채택한 자전체이며, 속자는 이 자전의 이체자(異體字), 즉 동자(万=萬), 고자(仏←佛), 속자(叙←敍), 통자(注←註), 약자(岩←巖)의 일종이다.
약자는 공문서나 상대의 성명과 같은 정중한 표기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약자라도 중국이나 일본처럼 표준자체로 제정한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오늘의 편리를 위해서 우리에게도 약자제정이 절실하다.
한편, 한글전용자들은 약자의 편리가 한자사용을 조장한다고 보아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1967년 11월 문교부(지금의 교육부) 국어심의회에서 그 약자심의가 있었는데, 실제로 그러한 반대에 부딪쳐 실패로 돌아간 예가 있다. 그러나 육필은 물론, 신문을 비롯한 출판물까지도 많은 약자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