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선외사 ()

고전산문
작품
작자 · 연대 미상의 번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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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여선외사」는 작자·연대 미상의 번역소설이다. 청나라 여웅(呂熊)이 지은 동명의 소설을 완역한 것으로 중국 명나라 영락(永樂) 연간에 당새아(唐賽兒)가 난을 일으켜 20여 년간 건문 황제의 연호를 받들다가 평정되는 내용의 신마 소설이다.

정의
작자 · 연대 미상의 번역소설.
서지사항

45권 45책. 한글 필사본. 한국학중앙연구원 소장.

편찬 및 간행 경위

청나라 여웅(呂熊)이 지은 동명의 소설을 완역한 것이다. 1884년 고종의 명으로 이종태(李鍾泰) 등 문사 수십 명에 의해 번역 필사된 소설 중 하나로 추정된다. 중국 간본으로는 조황헌저판(釣璜軒貯板)의 청간본(淸刊本)인 「신각일전수여선외사대기서(新刻逸田叟女仙外史大奇書)」가 규장각에 있다. 청간본에는 진혁희(陳奕禧)의 서언, 유정기(劉廷璣)의 품제, 탕옹념(湯顒念)의 평론, 여웅의 발문 · 자서, 엽부(葉旉)의 발어가 권두에 붙어 있고 목차도 있다. 그러나 낙선재 구장본에는 그러한 것들이 없다.

청간본은 강희(康熙) 신묘(辛卯)에 발어가 쓰여 있어 1711년(숙종 37) 이후에 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낙선재 구장본은 필사기가 없어서 필사 시기를 추정할 수가 없다. 본래의 청간본은 100회의 장회소설로 각 장회마다 권을 달리하였으나, 낙선재 구장본은 권수를 임의로 45로 나누되 각 권에 장회명을 그대로 옮겨 적고 있다.

장회명은 칠언대련, 팔언대련, 구언대련의 형태로 되어 있다. 이를테면 제2회는 ‘포대현항아강세 임환가후예투태(蒲臺縣嫦娥降世 林宦家后羿投胎)’, 제3회는 ‘포선고화신작유모 당새아탄일오전인(鮑仙姑化身作乳母 唐賽兒誕日悟前因)’, 제8회는 ‘구천현녀교천서칠권 태청도조사단약이환(九天玄女敎天書七卷 太淸道祖賜丹藥二丸)’과 같은 식이다.

청간본에는 각 장회의 끝부분에, 유정기 · 진혁희 · 탕옹념 · 홍승(洪昇)의 평어를 붙이고 있다. 그러나 낙선재 구장본에는 평어가 없고 각 장회의 첫머리에 ‘화셜’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문체 면에서 보면, 본래의 소설은 백화체인데, 낙선재본은 우아한 한글 번역 문체이다.

구성과 내용

이 소설은 당새아(唐賽兒)로 인간 세상에 내려온 항아(嫦娥)가 인간 세상의 주체(朱棣)가 되어 있는 천랑성(天狼星)과 대립하는 이야기이다.

서왕모의 요지연 연회가 끝난 후 광한궁으로 돌아가던 항아를 천랑성이 희롱하자 항아는 상제에게 천랑성을 탄핵할 것을 상주하지만 상제는 오히려 항아를 인간 세상으로 내려 보낸다. 항아는 산동 제남부 포대현의 효렴 당기의 딸로 태어나 당새아가 되는데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10세에 이미 시와 부를 짓고 규중 여자들과 달리 병서를 익혔다. 18세에 제녕주 임 참정의 셋째 아들 임유방과 결혼한다.

당새아는 남편과 신선이 되기를 원했지만 남편은 향락만을 일삼다가 병들어 죽고 당새아는 수련에 힘쓴 결과 보검과 천서를 얻고, 구천현녀의 가르침과 태상노군의 영단을 받아 상제로부터 ‘왕허칙장살벌구천뇌정법주태음원군(王虛勅掌殺伐九天雷霆法主太陰元君)’이라는 칭호를 받는다. 이후 ‘월군’으로 불리며 이재민을 구휼하고 탐관오리를 징벌하며 요괴를 무찌르고 병충해를 막는 등의 활약을 하여 백성들의 추앙을 받는다.

한편 천랑성은 주원장의 넷째 아들 주체로 환생한 후 연왕에 봉해졌는데 행각승 도연(道衍)의 부추김을 받아 장사들을 모아 반역을 꾀하고 있었다. 드디어 명 태조가 세상을 떠나고 황태손 주윤문(朱允炆)이 즉위하여 연호를 건문(建文)으로 했다. 그런데 연왕이 여러 왕을 선동하여 난을 일으키게 했다. 건문제가 연왕의 죄를 물으려 하자 연왕은 이른바 ‘정난의 변[靖難之變]’을 일으키고 조정의 군사를 상대로 승승장구하여 금릉성에 입성하여 황제라 칭하고 반대하는 신하들을 수없이 죽인다.

이때 월군은 산동 어석채에서 황제를 위해 기병하여 스스로 ‘태음선주대원수(太陰仙主大元帥)’라 하고 군사를 모으자 건문제의 충신들과 그 자제들이 모여든다. 연왕은 월군을 토벌하려 하지만 월군은 형주까지 진격하고 건문제를 찾아 복위를 권하지만 건문제가 북평을 탈환한 뒤 복위하겠다고 한다.

연왕과 월군이 도사들의 신통력을 동원하여 치열하게 싸우다 마침내 월군이 북평에 진격하여 성을 공략하려는 때에 상제는 인간 세상의 겁수가 다 끝났다며 귀모천존을 보내 연왕의 명을 앗게 하고 하늘로 불러올려 그 죄를 묻는다. 아울러 월군도 불려들여 항아로 되돌아가게 하여 월군이 백일승천한다. 건문제가 끝까지 복위를 원하지 않으므로 월군은 모두 흩어지고 연태자가 등극한 뒤 천하에 대사령을 내려 건문제 때의 충신열사들을 추증하고 천하가 태평하게 된다.

의의와 평가

이 소설에 대해 청나라의 유정기는 『재원잡지(在園雜志)』에서, “여웅은 성격이 외톨지고 행동이 괴팍하다. … 그가 쓴 「여선외사」 100회도 황당하기만 한데, 평생의 학문과 심사를 이것에다 기탁하였다〔吳人呂文兆熊性情孤冷擧止怪僻, … 所衍女仙外史百回亦荒誕, 而平生學問心事皆寄託於此〕.”라고 한 바 있다.

이 소설은 역사소설의 맥이 끊기고 영웅 전기가 발흥할 무렵에 출현한 장회체 장편소설로서 조선 궁중에서 번역되어 향유된 중국 소설 가운데 한 작품이다.

참고문헌

논문

김경아, 「역사 속 요적(妖賊)이 소설 속 건괵영웅(巾幗英雄)이 되기까지: 청대 『여선외사』를 중심으로」(『중국학』 63, 대한중국학회, 2018)
김경아, 「청대 《여선외사》의 재조명」(『중국소설논총』 46, 한국중국소설학회, 2015)
김명신, 「낙선재본 『홍루부몽(紅樓復夢)』의 번역양상」(『중국소설논총』 21, 한국중국소설학회, 2005)
김수연, 「명말 상업적 규범소설의 형성과 조선 왕의 소설 독서: 규장각본 『형세언』을 중심으로」(『고전문학연구』 47, 한국고전문학회, 2015)
박재연, 「낙선재본 「여선외사」에 대하여」(『국어국문학연구』 14, 원광대학교 인문과학대학 국어국문학과, 1991)
조지형, 「조선 후기 〈무목왕졍튱녹〉의 번역·제작과 그 의도」(『어문연구』 41, 한국어문교육연구회, 2013)
홍현성, 「사후당(師侯堂)이 남긴 낙선재본 소설 해제의 자료적 성격」(『장서각』 32, 한국학중앙연구원, 2014)
관련 미디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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