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은 백씨(白氏), 호는 설송(雪松). 경상북도 자인 출신. 13세에 청도 운문사(雲門寺)로 출가하여 송운문파(松雲門派)의 제4세 국사인 석제(釋霽) 밑에서 배우고 뒤에 편양문파(鞭羊門派)인 지안(志安)의 법을 이었다.
당시 휴정(休靜) 문하에는 송운(松雲)·편양(鞭羊)·소요(逍遙)·무염(無染)의 4대파가 있었는데 송운은 교(敎)를 이었고, 편양은 선(禪)을 이었다. 이들 문파는 사자상승(師資相承)의 독특한 전법방식에 의하여 승풍(僧風)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고, 이러한 차이에서 생겨난 폐단이 많았는데, 연초는 송운문파의 교와 편양문파의 선을 합일시켜 그 법맥을 하나로 통일시켰다.
그는 정(定)이 곧 혜(慧)이고 혜가 곧 정이므로 선교를 따로 나눌 수가 없고 도를 동·정(動靜)으로 나눌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외모는 거칠었으나 심성이 순하였고 불경에 두루 밝아 따르는 문도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노년에는 문인들을 모두 보내고 참선 정진하였다.
하루는 시자에게 차를 가져오라고 하여 차 한잔을 마신 뒤 임종게(臨終偈)를 쓴 다음 염불을 하고 나이 74세, 법랍 63세로 입적하였다. 다비한 뒤 통도사와 운문사에 사리를 나누어 안치하였으며, 4년 뒤 이천보(李天輔)가 비문을 지어 운문사에 비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