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4년 김병휘의 문인 박제욱(朴齊勗)이 편집·간행하였다. 권두에 기우만(奇宇萬)의 서문과 권말에 박제욱의 발문이 있다.
4권 2책. 목활자본. 연세대학교 도서관 등에 있다.
권1에 시 182수, 권2에 서(書) 33편, 권3에 잡저 4편, 서(序) 8편, 기(記) 8편, 발(跋) 4편, 행장 5편, 상량문·제문 각 1편, 권4에 설(說) 10편, 논(論) 1편, 부록으로 행장·묘표·묘갈명·연파기(蓮坡記)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에는 「자경(自警)」이라는 시가 맨 처음에 실려 있다. 이는 스스로 마음가짐을 곧게 하겠다는 다짐을 읊은 것으로, 이 시권(詩卷)의 서시(序詩)에 해당한다. 시의 형식은 10여 편의 오언절구를 제외하고는 모두 칠언절구와 칠언율시로 되어 있다. 그 내용은 자연경물(自然景物)을 읊은 시는 거의 없고, 희제(戱題)·희음(戱吟)·희증(戱贈) 등의 이름을 붙여 가볍게 해학적인 필치로 그려낸 시들이 많은 점이 특징이다.
「갑오동적지변여다사모거의불해(甲午東賊之變與多士謀擧義不諧)」에서는 동학란을 맞아 부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병자무자십삼년간기근존진유감(丙子戊子十三年間飢饉荐臻有感)」에서는 기근에 고생하는 농민의 생활을 읊어내었다. 서(書)는 정주(程朱)의 설에 의문나는 점 등을 스승이나 벗에게 묻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잡저 가운데 「민농문(憫農文)」은 천하의 근본이어야 할 농민이 불합리한 조세와 관리의 수탈로 가난을 면하지 못하는 데 대한 안타까움을 적은 글이다. 설 가운데 「심설시방형중(心說示房炯中)」은 인간의 심성(心性)을 사단(四端)으로 설명한 것이다. 심학(心學)을 하려는 사람이 더욱 삼가고 신중해야 할 것을 당부하는 내용의 글이다.
「농정형률군제천도통론(農政刑律軍制天道統論)」은 관료의 폐단을 시정하고, 백성의 후생(厚生)에 힘써야 할 것을 역설한 글이다. 부록 가운데 「연파기」는 정의림(鄭義林)과 강의형(姜義馨)이 지은 것이다. 저자를 연꽃의 군자다움에 빗대어 기리는 글이다.
문집 전반에 걸쳐 농민에 대한 애정과 깊은 관심이 드러나 있고, 한편으로는 동학란의 배경 등도 살필 수 있어 참고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