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1책. 목판본. 1850년경 종후손 기희(紀曦)와 7대손 원주(源胄)가 편집, 간행하였다. 권두에 김영한(金寧漢)과 유연구(柳淵龜)의 서문, 권말에 기희와 원주의 발문이 있다. 규장각 도서에 있다.
권1은 시·만사 51수, 서(書) 9편, 잡저 3편, 유묵(遺墨) 1점, 권2는 부록으로 유사·행장·유사후서·행장후·묘갈명·묘지명·전(傳)·사림정순상문(士林呈巡相文)·상예조문(上禮曹文) 각 1편, 시 12수, 상량문·향사청게판문(鄕射廳揭板文) 각 1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는 고적지를 유람하면서 그 시대와 인물을 생각하고 감회를 읊은 것인데, 강개한 느낌을 나타낸 시가 많다. 「경차포은정선생입춘운(敬次圃隱鄭先生立春韻)」은 같은 입춘이라도 계절이나 시기에 따라 봄이 빠르고 느림이 있는데 금년에는 봄이 이른 것 같아서 활동하기가 좋다는 뜻을 나타냈다. 「별심참판(別沈參判)」에서는 친한 친구와 헤어진 것이 마치 미인의 이별과 같아서 고향에 와서도 한동안 연연한 정을 금하지 못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서(書)는 사제간이나 자녀들에게 보낸 안부 편지가 많다. 「여이참봉(與李參奉)」은 선비의 행신과 학자의 기풍을 이야기하면서 여러 차례에 걸쳐 학문하는 방법과 『대학』의 본말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이다.
잡저의 「용사일록(龍蛇日錄)」은 맏형의 실기를 출간하기 위해 부산·동래의 간행소까지 오고가는 사이에 일어난 사실들을 적은 것이다. 성안에서 형을 만나 난리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요약해 적으면서 가정에서 무사히 피난한 사실까지 아울러 기록한 것이다.
부록 가운데 행장·묘갈명·묘지명은 모두 저자의 일생의 이력을 기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