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목의 아들 이준경(李準境)·이준섭(李準燮)과 재종질 이준로(李準輅) 등이 편집·간행하였다. 권두에 이종호(李從鎬)의 서문이, 권말에 이준로·이준경·이준섭 등의 발문이 있다.
8권 4책. 연활자본.
권1·2에 시 500여 수, 권3·4에 서(書) 62편, 권5·6에 제문 21편, 서(序) 3편, 기(記) 5편, 지(識) 7편, 행장 4편, 권7·8에 부록으로 만사·뇌문(誄文)·제문·행록·행장·묘갈명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는 당대의 명사들과 창수(唱酬)·화답(和答)한 것이 많다. 그 중 「영맥반(詠麥飯)」과 「영추충(詠秋虫)」은 보리밥과 가을벌레를 읊은 시로, 의취가 매우 담박(淡泊)하고 절묘하다. 도산서원(陶山書院)·임천서원(臨川書院)·소수서원(紹修書院)·병산서원(屛山書院)의 장을 맡아 원재(院齋)에 머물면서 읊은 술회시가 있다.
기경시(紀景詩)는 서울과 경주 대승사(大乘寺)와 청량산(淸凉山) 등 명산대천을 주람하면서 읊은 것이다. 지구(知舊)들의 죽음을 슬퍼한 만시(輓詩) 등도 있다. 그 중 「초심정팔경운(草心亭八景韻)」과 「이앙(移秧)」은 영남 선비들간에 회자되고 있던 시들이다.
서(書)는 권준희(權準羲)·유동준(柳東濬)·박면진(朴冕鎭)·김형칠(金衡七)·김정모(金正模)·박희수(朴熙洙) 등 50여명의 유학자들에게 보낸 것이다. 주로 시사(時事), 서원에 관한 일, 경사자집(經史子集)에 대한 질문 등에 답한 내용이다. 특히, 친교가 깊었던 윤희구(尹喜求)·정범조(鄭範朝)와 함께 지은 시나 서로 주고받은 편지는 국권강탈 후 모두 불태워버리고 친교마저 끊어 이 책에 수록되지 않았다.
제문은 주로 병산서원의 유생(儒生)들을 대표하여 지은 것과 안동사림(安東士林)들을 대신하여 지은 대작(代作)이 많다. 서(序) 중 「여자소학서문(女子小學序文)」은 문장이 뛰어난 글이다.
지 중 「학문편후지(學問篇後識)」는 저자의 5대조 이우원(李尤園)의 저술 「학문편」을 교감하고 쓴 것이다. 「학문편」은 천인(天人)·성명(性命)의 근원을 밝힌 책이며, 백세(百世) 이학(理學)의 훌륭한 저작이라고 칭송하였다. 부록의 글들은 저자가 죽은 뒤 영남 명유들이 저자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는 내용으로 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