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6판. 70면. 1946년 서울출판사에서 간행하였다. 육사가 죽은 지 2년 뒤에 아우 원조(源朝)가 시작품을 모아 엮었다. 신석초(申石艸)·김광균(金光均)·오장환(吳章煥)·이용악(李庸岳) 등의 공동 서문과 원조의 발문이 있다.
수록 작품은 <황혼>·<청포도>·<노정기 路程記>·<연보 年譜>·<절정>·<아편 雅片>·<나의 뮤-즈>·<교목 喬木>·<아미 娥眉>·<자야곡 子夜曲>·<호수>·<소년에게>·<강 건너 간 노래>·<파초>·<반묘 斑猫>·<독백>·<일식>·<해후>·<광야>·<꽃> 등 20편의 시작품을 수록하고 있다.
원조는 발문에서 육사의 요절을 비탄하고, 천년 뒤에 백마(白馬)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노래를 목놓아 부르게 될 날을 기다리면서 육사 생전의 친우들과 함께 산고(散稿)를 모아 엮었음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신석초·김광균 등이 그들의 공동 서문에서 “실생활의 고독에서 우러나온 것은 항시 무형한 동경이었다. 그는 한평생 꿈을 추구한 사람이다. ……육신은 없어지고 그의 생애를 조각한 비애가 맺은 몇 편의 시가 우리의 수중에 있을 뿐”이라고 하였듯이, 여기에 수록된 시편들은 구국항일투쟁으로 신산(辛酸)하였던 육사의 생애가 요약되어 있다.
육사의 시집은 이후 범조사에서 재판본(1956)이 나온 것을 비롯하여 ≪이육사전집≫(1986)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 간행되었다. 이러한 작업 끝에 시작품 33편, 한시 3편, 소설 3편, 문학평론 및 서평 7편, 수필 10편, 시론(時論) 9편, 방문기 2편, 서간문 3편, 잡저 3편 등과 같이 대량 증보되고 있다. 육사의 시는 원초적 가열성(苛烈性)과 시적 공간의 확대를 특징으로 들 수가 있다.
이것은 그가 광활한 중국 대륙을 내왕하면서 익혀진 공간 의식과, 자신의 내부에 깔고 있는 수사법(修辭法)과, 독립투사로서 일제에 대한 부단한 저항정신이 점화되어 발생한 분노와, 그의 강한 의지력의 표상에서 온 것이다. 요컨대, 육사로서는 민족 수난에 대한 울분과 그것을 극복한 민족의 미래에 대한 동경을 노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