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도」는 「광야(曠野)」 · 「꽃」 · 「절정(絶頂)」 · 「황혼(黃昏)」 등과 함께 이육사의 대표작 중 하나로, 6연 12행의 자유시이다. 1939년 8월 『문장(文章)』지에 발표되었으며, 후에 1946년에 간행된 유고 주1 『육사시집(陸史詩集)』에 수록되었다.
「청포도」는 총 6연(각 2행)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내용을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연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내 고장 칠월의 자연적 배경을 그린다. 두 번째에서 네 번째 연까지는 청포도에 연결된 전설을 노래하며, 마지막 두 연은 시인이 손님을 기다리는 마음을 표현한다.
이 시는 일제강점기의 시대적 배경과 이육사의 독립운동 경험, 특히 의열단 활동을 고려하여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해석하면 「청포도」는 나라를 잃고 이국에서 독립운동에 투신하면서 느꼈던 슬픔과 향수, 민족적 현실을 이겨내고 밝은 미래를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을 읽어낼 수 있는 작품이다.
「청포도」는 맑고 밝은 분위기와 청량한 느낌을 주는데, 이는 ‘청포도’, ‘하늘’, ‘푸른바다’, '청포'와 같은 푸른 색상과 ‘흰 돛단 배’, ‘은쟁반’, '하이얀 모시수건'과 같은 하얀 색상의 대조를 통해 표현된다. 이 시의 색상 대조를 이육사가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경험과 연결하여, 푸른 색상은 당시 중국이 많이 입은 옷의 색상을 상징하고, 하얀 색상은 '백의 민족'이라는 표현처럼 조선을 상징한다고 보기도 한다.
'손님'은 시인이 기다리는 중요한 존재로, 청포를 입고 힘든 몸을 이끌고 온다. 손님의 정체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제시되고 있다. 어떤 해석은 손님을 이육사 자신으로 보고, 한 영혼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간주하며, 또 다른 해석은 손님을 민족적 현실을 극복하는 상징으로 간주한다.
「청포도」는 ‘청포도’, ‘전설’, ‘하늘’의 이미지는 물론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을 긴밀하게 연결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바다도 의인화하여 '가슴을 연다'라는 표현 기법을 통해 고도의 시적 형상화를 보여준다. 특히 이육사의 독립운동 경험과 연결해 볼 때, 「청포도」는 시인의 고국을 향한 갈망과 독립을 향한 기대를 청포도라는 사물을 통해 표현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 작품은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