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7년(영조 23년, 건륭 12년) 작. 세로 158㎝, 가로 133.7㎝. 모시 바탕[紵本]에 채색. 전체의 구성은 본존인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그 권속들이 마름모형 내지 타원형으로 배치된 형태이다. 위로 갈수록 인물들이 작게 묘사되어 있어서 원근감과 오행감(奧行感)을 느끼게 하는 동시에 보는 이의 시선을 중앙의 지장보살에게로 모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둥글고 자비로운 얼굴에 안정된 형태를 취한 지장보살은 오른손에는 투명한 보주, 왼손에는 석장[六還杖]을 잡고 녹색 연화좌에 결가부좌하였다. 빨간 바탕에 녹색의 격자(格子)무늬가 있는 가사는 왼쪽 가슴 부근에서 모아 금니의 보석 핀으로 고정하였다.
지장보살의 협시인 도명존자(道明尊者)와 무독귀왕은 지장보살과 삼각형의 포치를 이루며 협시하고 있다. 이와 같이 지장보살·도명존자·무독귀왕을 중심으로 하는 구도는 1546년(명종 1년) 작의 지장보살도(일본 彌谷寺 소장), 1562년의 청평사 지장보살도(일본 光明寺 소장) 등과 같이 16세기경부터 나타나는 것이다. 그리고 조선 후기인 17,18세기에 이르러 완전히 정착되게 된다.
이들 외에 명부시왕(冥府十王)·사자(使者)·팔부중·악귀·우두(牛頭)·마두(馬頭)·판관·동자 및 여섯 보살 등이 본존을 에워싸고 있다. 그중 염라대왕만이 면류관을 썼고 나머지 왕들은 모두 원유관(遠遊冠)을 쓰고 있다. 그리고 가장자리의 사자는 1725년(영조 1년) 제작된 대구 북지장사 지장보살도(국립중앙박물관 소장), 1728년 작인 대구 동화사 지장보살도와 같은 모습이다.
6도(六道 : 天·人·阿修羅·餓鬼·地獄)를 상징하는 여섯 보살은 모두 합장을 하고 본존을 향하여 서 있어 지장보살에게 귀의하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한다. 그런데 이 불화는 일견하여 화려한 느낌이 든다. 그것은 화면의 4분의 3 정도가 권속들로 메워졌고 나머지 4분의 1 정도가 화려한 채색의 구름으로 메워졌기 때문이다. 즉, 화면의 최상부에는 연꽃 모양의 천개(天蓋)가 그려져 있다. 그리고 그 주위를 황색·녹색의 구름이 장식하고 있다. 구름과 권속 사이에는 청색의 하늘이 묘사되어 공간감을 느끼게 하는 동시에 두 부분을 분리시키고 있다.
색상은 밝은 적색과 녹색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녹색·황색도 많이 사용되어 부드러운 화면을 형성하고 있다. 이 작품은 조선조 후기의 전형적인 군도 형식(群圖形式)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화기에 의하면 자환(自還) 한 사람만이 제작에 참여한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