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은 박씨. 호는 영허(靈虛). 전라남도 영암(靈巖) 출신. 17세에 달마산(達摩山)에 들어가 승려가 되었다. 그 뒤 명산대덕을 순방하면서 선을 참구하였는데, 당시에 이름난 선지식(善知識)이라면 모두 찾아 도를 구하였다.
보월선사(寶月禪師)에게 향을 피워 예를 올렸고, 인암화상(忍菴和尙)으로부터 선법을 전수받았다. 때로는 영침암(影沈庵)에 머물면서 경전을 강론하였고, 대흥사(大興寺)의 북암(北庵)에서 선승들을 지도하기도 하였다.
그 뒤 미타암(彌陀庵)에서 미타법회(彌陀法會)를 베풀었고, 달마암(達摩庵)에서 달마의 선을 증득하였으며, 많은 학인을 지도하다가 대중을 불러 이별을 고한 뒤 나이 58세, 법랍 43세로 입적하였다. 다비하는 날 상서로운 기운이 충만하였다. 법을 이은 제자로 충파(忠波)·천학(天學)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