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성 미래몽」은 1909년 7월 15일부터 8월 10일까지 『대한매일신보』 국문판 ‘소설’란에 순한글로 연재되었다. 약 2달에 걸쳐 총 19회 연재되었지만, 미완으로 끝난 소설이다.
주인공 우세자는 대한제국 사람으로 민족의 부패함과 국세의 빈약함을 근심하여 월보와 잡지를 발간하며 세상을 주1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우세자를 미친 사람 취급하며 인간 취급을 하지 않자 이러한 인심과 현실을 개탄하며 정처 없이 유랑을 떠난다.
어느날 우세자는 수미산에서 인도 출신의 원장법사를 우연히 만나 시세를 개탄하는 대화를 주고받는다. 원장법사는 주2에서 본 제국주의에 희생된 주3들의 끔찍한 참상을 말해주고 이를 들은 우세자는 망국의 위기에 처한 조선의 현실을 생각해 비탄에 빠진다. 원장법사와 우세자는 자신들의 조국인 인도와 조선이 위기에 처하게 된 원인을 비교 토론하고 이를 타개할 대책을 강구한다.
그 뒤 우세자는 원장법사의 인도로 주4에 올라가 곳곳을 유람하는 도중 해월존자라는 노승을 만나게 된다.
「지구성 미래몽」은 제목의 ‘몽(夢)’ 자(字)를 통해 몽유록임을 나타내고 있지만, 몽유록의 가장 큰 특징인 입몽과 각몽의 과정이 없어 몽유록이라 하기에는 결정적 한계가 있다. 이 작품은 주인공들이 염라부의 지옥과 불교에서 말하는 세계 중심에 있다는 상상 속의 산 수미산, 천국을 의미하는 옥경을 자유롭게 넘나든다는 점에서 환상 소설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우세자와 원장법사의 대화와 토론을 통해 작품의 서사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토론체 소설로도 볼 수 있다. 주5음과 가사 등 시가의 적절한 도입과 판소리 주6의 사용, 4‧4조 주7의 문장은 단재 신채호 문학의 전형적인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단재 신채호가 이 작품을 지은 의도는 당시 나라가 처한 위급한 현실을 환기하고 국민들에게 민족의식을 고취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이 작품이 대화체와 주8로 된 것은 이러한 작가의 의도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함이다. 이와 더불어 이 작품은 서사성이 크게 강화되어 있는데, 이는 망국민들이 모여 있는 염라부의 정경 묘사와 주인공과 같은 지식인들이 아무리 민족 계몽을 부르짖어도 오히려 미친 사람 취급하는 사람들의 세태에 대한 묘사와 이를 통해 드러나는 주제의 현실성 등을 통해 알 수 있다. 「지구성 미래몽」은 작가의 계몽 의도만 전달하기 급급해 소설적 장치를 돌아보지 않았던 당시 대화 · 토론체 소설에서 대중들의 흥미 유도까지 고려한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