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지장신앙(地藏信仰)의 기본 경전으로 널리 신봉되었던 현세이익적인 불경이다. 원명은 ‘지장보살본원경(地藏菩薩本願經)’이며, 우리나라에서는 당나라 때의 실차난타(實叉難陀)가 번역한 2권본이 널리 유통되고 있다.
이 경은 부처님이 도리천(忉利天)에서 어머니 마야부인(摩耶夫人)을 위하여 설법한 것을 모은 것이다. 부처님은 지장보살을 불러 갖가지 방편으로 지옥·아귀·축생·아수라·인간·천상의 육도중생(六道衆生)을 교화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모습과, 죄를 짓고 지옥의 온갖 고통을 받고 있는 중생들을 평등하게 제도하여 해탈하게 하려는 유명교주(幽明敎主) 지장보살의 큰 서원(誓願)을 말씀하신 경전이다. 특히, 이 경전에서 지장보살은 한 중생이라도 지옥의 고통을 받는 자가 있으면 성불하지 않을 것이고, 모든 중생이 모두 성불하고 난 다음에야 성불하겠다는 원을 보임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근거하여 그를 대원본존(大願本尊)으로 신봉하고 있다.
또한, 지옥의 여러 가지 모습이 자세히 설하여져 있고, 부모나 조상들을 지옥으로부터 천도하여 극락에 왕생하도록 하는 데 대한 공덕들이 열거되어 있다. 도리천궁신통품(忉利天宮神通品)·분신집회품(分身集會品) 등 13품으로 조직된 이 경은 옛날부터 불문(佛門)의 효경(孝經)으로 전하여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타계한 조상이나 부모를 천도하고 왕생극락을 발원하는 재식법회(齋式法會) 등에서 중요하게 지송되고 있다. 특히, 지장재(地藏齋)의 의식과 사찰 당우(堂宇) 가운데 명부전(冥府殿)의 구성은 이 경에 근거하여 이루어졌다. 이 경은 지옥의 고통을 파하고 극락에 왕생할 수 있는 공덕에 근거하여 교학적인 연구보다는 수많은 판본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