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20㎝. 1972년 경기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8각형의 몸체에 네 개의 다리가 붙어 있고, 두 개의 손잡이가 붙어 있는 청동제의 이 향로는 조선시대의 정조가 부왕(父王)인 장헌세자(莊獻世子)의 명복을 빌기 위하여 원침(園寢)을 경기도 양주(楊州)에서 화산(華山)으로 옮겨 장사하고 자복사(資福寺)로서 용주사를 창건한 뒤 금동향로와 함께 이곳에 하사한 것이라 한다.
8각으로 이루어진 몸체의 각면에는 안상(眼象)으로 처리한 뒤 그 안쪽에 각기 다른 풍경을 묘사하였다. 내용은 야월낙안도(夜月落鴈圖) · 우중어옹도(雨中漁翁圖) · 촌중행사도(村中行事圖) · 산중별장도(山中別莊圖) · 고주귀범도(孤舟歸帆圖) · 산사참배도(山寺參拜圖) · 강촌심방도(江村尋訪圖) · 효천출범도(曉天出帆圖) 등으로 매우 정교하게 양각〔陽刻〕하였다.
몸체와 입 사이의 목 부분에는 각 면마다 중앙에 직사각형의 구획을 만들어 ‘萬歲樂(만세락)’이라는 글씨를 새기고, 주위에는 당초무늬를 양각으로 장식하였다. 짧은 다리는 네 개를 만들어 붙였는데, 마치 오리 주둥이 모양으로 바깥쪽을 향해 유연하게 뻗어 있다.
좌우로 두 개를 만들어 배치한 손잡이는 용(龍)을 조각한 반원형으로 바깥쪽을 향해 벌어지도록 똑바로 붙여 놓았으며, 형태의 단조로움을 해소하기 위하여 몸체 각 모서리마다 당초문 모양의 별도 장식물을 부착하였다. 새로운 형태의 향로로 조선시대 향로의 연구에 좋은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