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제12회 시상을 끝으로 중단했다가 1990년 12월 계승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한국영화의 질적 향상을 꾀하고 영화산업의 진흥발전을 위한다는 취지 아래 만든 이 은막의 축제는 11월 30일 서울시민회관에서 열렸다.
시상 부문은 최우수작품상을 비롯 감독, 남녀주·조연, 각본, 촬영(처음엔 흑백·색채 분리), 음악, 미술, 기술상 등 11개 분야이며, 최우수작품상은 남녀주연(김승호·황점순), 각본상(임희재) 등 6개 부문을 차지한 김수용 감독의 「혈맥(血脈)」(한양영화사 제작), 감독상에는 「돌아오지 않는 해병」의 이만희에게 돌아갔다.
특히 팬들이 보낸 엽서의 집계로 결정되는 남녀배우 인기상은 스크린의 연인 관계에서 약혼자로 발전한 신성일·엄앵란 콤비가 받아 화제. 비(非) 극영화(낙동강 : 국립영화제작소)와 색채촬영상(빨간 마후라 : 김종래) 등 2개 부문이 추가된 제2회는 감독(유현목), 남우주연(김진규), 흑백촬영상(홍동혁) 등 6개 부문을 휩쓴 「잉여인간」(한양영화사)에 작품상을 안겨 주었다.
제3회는 김수용의 「저 하늘에도 슬픔이」(경화프로덕션)에 감독상과 함께 작품상을 수여. 1966년 제4회부터 작품상(시장 : 동양영화사)엔 20만원의 상금이, 남녀주연상(시장의 신영균·문정숙)에는 파월 청룡부대에서 제공한 청룡트로피가 전달됐다.
공보부장관 특별상이 따른 제5회는 「사격장의 아이들」로 감독상을 받은 김수용의 「산불」(태창흥업)에 작품상이, 상복이 없던 주증녀(산불)에게는 모처럼 여우주연상이 주어졌다. 제6회는 「카인의 후예」(동양영화사)의 유현목이 2회에 이어 두 번째 작품상과 감독상을 획득. 문희·윤정희·남정임 등이 선배들을 물리치고 인기여배우상을 독점하여 트로이카시대를 예고하기도 했다.
제7회는 최하원 감독의 「독짓는 늙은이」(동양영화사)를 작품상으로 뽑는 한편 그동안 인기상에 만족해야 했던 김지미(너의 이름은 여자)에게 여우주연상의 트로피를 안겨 주었다.
김수용 감독의 「옥합을 깨트릴 때」(태창흥업)를 작품상으로 선정한 제8회는 탤런트 윤여정이 스크린 데뷔작 「화녀(火女)」로 여우주연상을 받아 이변을 연출. 시민회관의 화재로 장소를 국립극장으로 옮겨 개최한 제10회는 「효녀 심청」의 윤정희가 9회 「석화촌」에 이어 연거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렇게 계속돼온 청룡영화상은 1973년 영화법 개정 이후 영화계가 침체에 빠지면서 중단되었다. 청룡영화상이 조선일보의 자매지인 스포츠 조선에 의해 부활된 것은 17년 만인 1990년, 애독자와 영화인들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여 작품상 후보 5편과 감독·남녀주연상 등 본상 6개 부문의 후보를 선정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그 결과 최우수작품상에 박광수 감독의 「그들도 우리처럼」(동아수출)이, 감독상 정지영(남부군), 남녀주연상에는 안성기(남부군)와 원미경(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이 결정되었다.
새로 출발한 청룡영화상의 특색은 최다관객상(장군의 아들)과 최우수외국영화상(시네마천국)을 추가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12회는 김호선 감독의 「사의 찬미」(극동스크린)에 작품상과 남녀주연상(임성민·장미희)을 주었고, 박종원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대동흥업)은 제13회 작품상과 감독상을, 「경마장 가는 길」의 문성근과 강수연이 각기 남녀주연상을 차지했다.
14회는 작품상과 최다관객상에 「서편제」(태흥영화)를 선정했고, 1994년 제15회는 이례적으로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영화세상)와 「태백산맥」(태흥영화)을 대상 및 작품상으로 결정. 저널리즘 비평에 기여한 조선일보 기자 출신 정영일을 기리는 영화평론상이 제정돼 그 첫 수상자로 김종원을 뽑은 것도 이때였다.
1000만원 상금이 주어지는 특별공로상엔 감독 출신 배우 손전(孫傳)에게 돌아갔다. 이 상은 그 뒤 전택이(1995)·한은진(1996)·정일성(1997)에게 수여됐다.
제17회 작품상 및 감독상은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기획시대)과 이를 연출한 박광수에게 낙착. 제17회는 임권택의 「축제」(태흥영화사)가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았다. 18회는 청룡영화상이 개최된 이래 데뷔작으로는 처음 이창동의 「초록물고기」(이스트 필름)에 작품상의 영예를 얻게 했고, 잇달아 허진호의 첫 작품 「8월의 크리스마스」(우노필름)에도 제19회 작품상과 신인감독 및 여우주연상(심은하)을 안겨 주었다.
제20회는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태원엔터테인)를 작품상으로 평가하고 감독상엔 「쉬리」의 강제규가 차지. 역대 수상자 가운데 최다 기록(1999년 현재)은 작품·감독상을 포함 모두 5편을 낸 김수용 감독이 세웠다. 2019년 제40회 시상식에서 작품상에「기생충」, 감독상에 봉준호 감독에 이르기까지 한국영화의 대표적인 영화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