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후기에 이규보(李奎報)가 지은 부(賦).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권1과 『동문선(東文選)』에 권1에 수록되어 있다. 이 작품의 내용은 앞부분에 봄의 여러 경치와 흥겨움을 묘사하였다.
임금이 한가한 가운데 궁중에서 장안의 화려한 경치를 바라보는 것은 춘망의 부귀이고, 왕손·공자들의 봄놀이는 춘망의 화사함이며, 독수공방 아낙네가 탕자 낭군을 기다리는 춘망은 애원(哀怨)이며, 멀리 떠나는 친구를 전송하는 것은 춘망 중에서 이별의 한(恨)이요, 관산(關山) 밖의 출정간 군사나 귀양가는 사람의 춘망은 억지로 집 떠난 이의 한이라 하여 처지에 따른 춘망의 정서를 구분하였다.
그러나 하망(夏望)은 무더위에 얽매이고, 추망(秋望)은 쓸쓸하고, 동망(冬望)은 움츠려야 하니, 이에 비하면 춘망은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흥겨운 노래, 시큰한 눈물 등 사물에 부딪쳐 느끼는 심서(心緖)가 천가지 만가지라 하였다.
더욱이 작자 자신은 봄을 취하여 바라보면 즐겁고, 깨어서 바라보면 서러우며, 궁할 때 바라보면 구름 안개가 막혀 있는 듯, 달(達)하여 바라보면 해가 훤히 비쳐서, 기쁠 만하면 기뻐하고 슬플 만하면 슬퍼하니 제법 경우를 쫓고 기회를 따라 사물과 함께 추이(推移)할 수 있다고 읊고 있다. 요컨대. 이 작품은 춘망의 다채로운 정서뿐 아니라 작자의 분방한 천성과 달관의 경지를 보여주고 있어 훌륭한 수필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