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으로 천마군, 서쪽으로 신의주와 용천군, 남쪽으로 동림군·연주군, 북쪽으로 의주군에 접하고 있다. 동경 124°29′∼124°50′, 북위 39°50′∼40°08′에 위치한다. 면적은 440.0㎢로 군 면적의 약 3.0%를 차지한다. 인구는 11만 637명(2008년)이다. 군소재지는 피현읍이며, 삼교천의 지류 하천인 대봉천 연안에 자리하여 있다.
피현에 관해서는 『신증동국여지승람』의 방면조에 피현방(枇峴坊)이라는 명칭이 기록되어 있다. 피현(枇峴)은 ‘비파나무가 자라는 고개’라는 뜻이고, 피현방은 그 아래 위치한 방면(坊面)이라는 뜻이다. 오늘날의 피현군 명칭은 여기에서 유래하였다. 군 명칭의 한자와 관련해서 1914년까지는 피현(批峴)이라고 쓰다가 1923년부터는 피현(枇峴)으로 쓰고 있다. 피(批)와 피(枇)는 모두 비파나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대부분 지역이 해발고도 200m 이하이다. 산지가 북서쪽을 제외한 삼면을 에워싸고 있으며, 지세는 남동지역이 높고 북서지역이 낮다. 북서∼남동 방향을 기준으로 그 이동지역은 천마산줄기를 경계로 이루어져 있고, 그 이서지역은 문수산줄기로 이루어져 있다. 천마산줄기에는 천마산(1,169m)·탁골산(665)·은창산(932m)·덕덕봉(800m)·퇴남산(590m) 등이 솟아 있고, 문수산줄기에는 가인봉(535m)·향산(405m)·종암산(593m)·동암산(569m) 등이 솟아 있다.
넓은 골짜기가 북서 방향을 향해 열려 있다. 이 골짜기를 따라 삼교천(三橋川)이 북서쪽으로 흐른다. 남쪽에서는 문수산줄기에서 발원한 대봉천과 마동강이 삼교천으로 흘러든다. 충적평탄지는 하천변을 따라 분포하며, 특히 피현읍 북쪽, 대봉천이 삼교천에 합류하는 일대에는 토지가 방형으로 잘 구획된 넓은 들판이 펼쳐져 있다. 삼교천 상류에는 대하저수지가 있다. 이것은 1920년에 건설되었는데, 1976년 상류에 만풍호가 건설됨에 따라 관개, 전력생산, 홍수조절, 담수양어 등에 다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저수지의 물은 대하간선·북중간선·내중간선·동하간선·철산간선·외하간선 등의 간선수로를 통하여 피현군·용천군·염주군·철산군 일대에 관개용수로 공급된다.
산림은 군 면적의 60%를 차지한다. 주요 수종은 소나무·잣나무 등이며, 여기에 참나무·밤나무·자작나무·가래나무·분지나무가 함께 자라는 혼효림으로 이루어져 있다. 연평균기온은 9.0℃, 1월 평균기온은 –7.7℃, 8월 평균기온은 23.5℃이다. 강수량은 899.4㎜이다. 서리는 10월 9일경부터 내리기 시작하여 이듬해 4월 20일 경까지 내린다.
본래 의주군·용천군 등에 속해 있었다. 1952년 군면리 폐합에 따라 의주군 월화면·위원면·피현면, 용천군의 동산면·고관면(11개리)·양광면(15개리), 철산군의 서림면(1개리), 신의주시의 일부를 분리, 통합하여 피현군을 신설하였다. 1958년 연상리를 분리하여 당후리·백마리·하단리에 각각 편입시켰다. 1972년 양책로동자구를, 1978년 백마로동자구를 각각 신설하였다.
행정구역은 1읍(피현읍), 2로동자구(양책로동자구, 백마로동자구), 21리(광리, 농건리, 노중리, 당후리, 대평리, 동상리, 동서리, 북삼리, 삼상리, 상고리, 성동리, 송정리, 용계리, 용운리, 용유리, 용흥리, 정산리, 추봉리, 충렬리, 하단리, 화삼리)로 이루어져 있다.
경제는 공업과 농업 부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주요 공업은 화학, 기계, 건재, 제약이다. 건재공업에서는 벽돌과 타일, 자기가 주로 생산된다. 특히 씨리카트벽돌은 러시아에서 처음 발명한 것으로 주원료인 모래와 석회에 알루미늄을 첨가하여 만든다. 가볍고 단열성·내화성이 우수해 건축재로 널리 쓰이고 있다. 제약공업에서는 수의약품이 주로 생산된다.
농경지는 군 면적의 31%이며, 주요 농산물은 쌀과 옥수수이다. 벼는 주로 삼교천 연안이나 서부 지역에서 재배된다. 고구마·감자·땅콩 등의 구근류, 공예작물에 속하는 들깨나 잎담배, 무·시금치·고추·마늘·파 등의 채소류도 생산되고 있다. 과수는 용천국영과수농장을 중심으로 사과·배·복숭아가 생산된다. 백마국영농장을 중심으로 양잠업도 이루어지고 있다. 축산업에서는 소·돼지·양 등이 사육된다. 피현돼지는 신품종으로 이 지방의 특산물이며, 양의 두수는 도내에서 3위를 차지할 만큼 많이 사육되고 있다.
교통망으로는 백마선(연주∼신의주)이 서쪽을 남북으로 지나며, 관내에 피현역·백마역·양해역이 설치되어 있다. 도로는 철도의 방향과 달리 동쪽의 초돌고개를 넘어 천마군으로 통하고, 북쪽의 하단리를 지나 의주군으로 이어지고 있다. 도소재지인 신의주까지는 30㎞이다.
유적으로는 북부에 백마산성(白馬山城, 사적 32호)이 있다. 강감찬(948∼1031)이 축조하고, 임경업(1594∼1646)이 개축하였으며, 외성은 영조 때 쌓은 것이다. 성안에는 나한사(羅漢寺)가 있고, 근처에는 강감찬과 임경업 장군 등 애국 명장들의 위패를 모시는 현충사가 있다. 성동리에는 용천 서문 밖 석경(石鏡)과 용천구읍리 석수(石獸)가 각각 북한 보물급 문화재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