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피리 (피리)

향피리
향피리
국악
물품
당피리와 구분되는 피리의 명칭으로, 신우대로 만든 관대에 7-8개의 지공을 뚫어 신우대로 만든 겹서〔舌〕를 꽂아 부는 한반도의 관악기.
이칭
이칭
향필률
물품
재질
대나무
용도
국악연주
관련 의례
연례악, 군례악, 서울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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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향피리는 당피리와 구분되는 피리의 명칭으로, 신우대로 만든 관대에 7-8개의 지공을 뚫어 신우대로 만든 겹서〔舌〕를 꽂아 부는 한반도의 관악기이다. 피리는 실크로드 구자국의 대표 악기 중 하나로 4~5세기 아시아 전반에 수용된 겹리드 관악기이다. 한반도에는 고구려가 서역 문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본격 수용되었다. 향피리는 한반도에서 천 년이 넘게 전승되어 오면서 그 모양과 제도가 여러 번 변했는데, 현재 연주되는 향피리는 조선에서 사용했던 향피리를 의미한다.

키워드
정의
당피리와 구분되는 피리의 명칭으로, 신우대로 만든 관대에 7-8개의 지공을 뚫어 신우대로 만든 겹서〔舌〕를 꽂아 부는 한반도의 관악기.
연원

향피리는 향악기와 합주했던 피리당피리와 다른 제도를 가진 악기이다. 향피리는 5세기 고구려가 서역과 교류하면서 수용하여 한반도식으로 변형시킨 서역의 주6로, 고려 시대 송나라의 신형 피리가 유입되기 이전까지 연주되었던 피리의 전통을 계승한 피리 전반을 의미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향피리는 한반도에서 천년이 넘게 전승되어 오면서 그 모양과 제도가 여러 번 변했기 때문에 특정하여 정의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송나라에서 넘어온 주7와 합주하던 ‘당피리’와 구분하면서 시작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향피리를 좁은 의미로 해석한다면 조선의 『악학궤범(樂學軌範)』에 기록된 8공의 향피리를 의미하며 그 제도가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다.

넓은 의미에서 한반도 향피리의 전통은 고구려의 피리로부터 출발하였다고 볼 수 있다. 주8에 따르면 고구려악에서 사용된 피리에는 소피리도피피리가 있고, 주9주10 고구려악에는 소피리, 도피피리, 주27가 편성되어 있다. 당시 많은 지역에 수용된 소피리와 대피리는 여러 나라에서 두루 쓰이는 악기로 기록되어 있으나, 주11에서 도피피리는 특히 고구려와 남만이 주로 사용하는 악기로 기록되어 있다. 『당서(唐書)』와 『통전』에서는 고구려악뿐 아니라 백제악에 도피피리가 편성되어 있으며, 『문헌통고』에는 도피피리의 옛 이름이 ‘관목(官木)’이며 고구려와 남만에서 사용한다고 주1 『악서(樂書)』에는 도피피리의 도상이 그려져 있는데, 피리 관대의 겉면에 도피 껍질을 두른 6관의 겹서 악기로 표현되어 있다. 이는 후에 송의 고취악대에서도 편성되어 연주되었다.

도피피리가 6관을 가진 악기라는 사실은 향악기인 주12, 그리고 일본에 전승된 고려적과 동일한 관수를 갖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일본의 역사서인 주13에 809년 일본에서 고구려와 백제 악사가 연주한 막목(莫目)의 기록이 존재한다. 옛 이름이 ‘관목’으로 알려진 도피피리가 이 막목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주2 일본 가가쿠의 우방악인 고마가쿠〔高麗楽〕의 주선율 담당 악기가 피리계 악기인 주14라는 점에 근거하여 막목이 피리계 악기였을 가능성은 높다는 주3도 있다.

『고려사(高麗史)』 향피리 관련 기록을 살펴보면 아직까지 향피리라는 용어는 존재하지는 않으나 당악(唐樂)에 사용되었던 피리와 속악(俗樂)에서 사용되는 피리 주15의 갯수가 다름을 표기하고 있다. 당악에 속한 피리는 9공〔觱篥(孔九)〕, 속악에 속한 피리는 7공〔觱篥(孔七)〕으로 구별되어 있는데 이를 토대로 도피로 감쌌던 도피피리의 외형적 전통이 고려까지 이어졌는지 충분하게 파악할 수는 없으나, 적어도 지공의 수를 통해 6관 도피피리의 전통을 이어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 이르면 비로소 향피리(鄕觱篥)라는 기록이 나타난다. 『악학궤범(樂學軌範)』 향피리의 산형을 확인해 보면 고려 속악에 편성되었던 피리와 달리 그 제도에 변화가 생겼음이 확인된다. 대금과 동일한 관수를 가지고 있던 6관의 피리에서 당피리와 동일한 7관의 피리로 변화된 것이다. 외형은 당피리와 동일하게 변하였으나 연주자 사이에 전승되는 향피리의 연주법에 내려잡는 것(7관)과 치켜잡는 것(6관)이 있어 6관과 7관 중심의 연주가 모두 가능한 형태로 확장된 형태임을 엿볼 수 있다. ‘관(宮)’의 위치가 3관에 배치된 특성이 있으며, 마디가 없는 주16로 관대와 서를 모두 제작하였다.

형태와 제작 방식

향피리의 재료는 서(double reed)와 관대(pipe) 모두 신우대를 사용한다. 중국의 피리계 악기인 관자가 과일 나무를 사용하여 관대를 제작하고, 갈대를 사용하여 리드를 만들며 일본의 피리 계열 악기인 히치리키는 신우대로 관대를 제작하고, 갈대를 사용하여 리드를 만들고 있는데 반해, 한반도의 피리는 리드를 신우대를 사용하여 만드는 데서 구분되는 지점이 있다. 갈대보다 밀도가 높고 내구성이 강한 대나무를 사용하여 리드를 만들어, 갈대로 만든 리드에 비해 강한 주18이나 주19, 주20에도 견딜 수 있는 단단함이 있는 것이 특성이다.

관련 풍속

향피리는 궁중음악, 관속음악, 민간음악에서 두루 사용되었다. 궁중음악 중 관현 편성으로 연주되었던 여민락에서 주선율을 담당하였고, 관아나 주21 조직에서 연주했던 관속음악에서는 관악 편성으로 취타, 주22을 연주하며 주선율 악기로 사용되었다. 관아에서 벌어지는 각종 잔치와 민간의 주24주23 등에서도 향피리는 빼놓을 수 없는 악기였으며, 민간의 대동 잔치인 굿의 무가, 주25, 주26의 반주 악기로도 널리 주5

변천 및 현황

현재의 향피리는 전공 7, 후공 1의 총 8공의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향피리는 외관상으로 모두 같아 보이지만 연주자들은 연주하는 악곡에 따라 크게 정악용 관대와 민속악용 관대를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다. 정악용 피리는 정악용 대금과 동일한 관수에서 동일한 음이 연주되는 악기로 3관에 황종(Eb~E)이 배치되어 있고, 전폐음은 Ab이다. 이 악기로 정악보에 있는 향피리 곡 전반을 연주한다. 민속악용 관대는 정악용 피리보다 장 2도 높은 형태이며 최저음이 Bb으로 대풍류, 취타풍류, 관현악에 주4 이 외에도 연주자의 편의에 따라 지공의 위치를 변경하여 장르별 연주에 용이하게 만든 산조용 피리, 상령산풀이용 등의 다양한 향피리 관대가 존재한다. 특히 창작 음악에서 사용하는 향피리 Bb 관대는 좁은 피리 음역을 넓히고자 후공 근처에 키를 달아 고음 역취에서 네 음 정도가 더 연주될 수 있도록 변형되었다.

참고문헌

원전

『隋書』
『唐書』
『日本後紀』
『樂書』
『高麗史』
『樂學軌範』
『李王職雅樂部樂譜』

단행본

송방송, 『증보 한국음악통사』 (민속원, 1994)
양인리우, 이창숙 옮김, 『중국고대음악사』 (솔출판사, 1999)
이숙희, 『조선후기 군영악대』 (태학사, 2007)
이진원, 『한국고대음악사의 재조명』 (민속원, 2007)
이혜구, 『신역악학궤범』 (국립국악원, 2000)
진윤경, 『한국의 피리』 (신성출판사, 2012)

논문

문주석, 「한국 고대 피리의 연원(淵源)에 관한 소고(小考)」(『민족문화논총』 45, 2010)
이용식, 「피리의 기원과 서역 문화의 영향」(『예술논집』 22, 2021)
주석
주1

송방송, 『증보 한국음악통사』,서울: 민속원, 1994.

주2

이진원, 「막목의 문헌적 재검토 (莫目의 文獻的 再檢討)」, 『한국음악사학보』 22, 1999.

주3

장사훈, 「외래음악의 수용과 융화의 문제점」, 『하고싶은말 남기고 싶은 글』, 1992.

주4

이숙희, 『조선후기 군영악대』, 태학사, 2007.

주5

진윤경, 『한국의 피리』, 신성출판사, 2012.

주6

서가 두 개인 목관 악기. 오보에, 바순 따위가 있다. 우리말샘

주7

중국 당나라 때의 악기. 우리말샘

주8

중국 이십오사(二十五史)의 하나. 중국 당나라 때, 위징 등이 황제의 명에 따라 펴낸 중국 수나라의 정사(正史)로 636년에 간행되었다. 85권. 우리말샘

주9

중국 송나라 때에 구양수ㆍ송기(宋祁) 등이 편찬한 당나라의 정사(正史). 중국 이십오사(二十五史)의 하나로, ≪구당서≫에 빠진 것과 틀린 것을 바로잡아 펴낸 책이다. 225권. 우리말샘

주10

중국 당나라의 두우(杜佑)가 편찬한 정서(政書). 상고로부터 당나라 현종(玄宗) 때에 이르기까지 제도의 변천, 정치의 대요(大要) 따위를 연대순으로 9개 부문으로 분류하고 기술하였다. 200권. 우리말샘

주11

중국 고대로부터 남송 영종(寧宗) 때까지의 제도와 문물사(文物史)에 관한 책. 1319년에 중국 원나라의 마단림(馬端臨)이 당나라 두우의 ≪통전≫을 본떠서 엮었으며 ≪통전≫, ≪통지≫와 더불어 ‘삼통’이라 이른다. 348권. 우리말샘

주12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목관 악기 가운데 하나. 삼금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묵은 황죽(黃竹)이나 쌍골죽으로 만든다. 음역(音域)이 넓어서 다른 악기의 음정을 잡아 주는 구실을 한다. 우리말샘

주13

‘니혼코키’를 우리 한자음으로 읽은 이름. 우리말샘

주14

일본 궁중 음악인 가가쿠의 모든 음악에 사용되는 종적인 겹서악기. 주선율을 담당한다. 우리말샘

주15

소금(小笒)이나 퉁소 따위에 뚫은 구멍. 우리말샘

주16

볏과의 여러해살이 식물. 높이는 1~2미터이며, 잎은 긴 타원형의 피침 모양이다. 자주색의 작은 꽃이 복총상 화서로 피고 열매는 긴 타원형의 영과(穎果)로 가을에 익는다. 줄기는 조리를 만드는 데에 쓰고 잎은 약용하며, 열매는 식용한다. 한국,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우리말샘

주17

국악에서, 흘러내리는 소리나 꺾는소리. 우리말샘

주18

피리, 대금 따위의 관악기 연주에서 떨어서 내는 소리. 또는 판소리 창법에서 떨어서 내는 목소리. 우리말샘

주19

거문고와 가야금 연주에서, 줄을 밀어 올려 약 2도 높은 소리를 내거나 꾸밈음을 낸 다음 줄을 밀어 높은 소리를 내는 법. 또는 그렇게 하여 내는 소리. 우리말샘

주20

국악에서, 흘러내리는 소리나 꺾는소리. 우리말샘

주21

세악의 풍류를 하던 군악병. 우리말샘

주22

군대에서 쓰는 음악. 군대 의식이나 군대의 사기를 높이는 데 쓴다. 우리말샘

주23

과거에 급제한 사람이 사흘 동안 시험관과 선배 급제자와 친척을 방문하던 일. 우리말샘

주24

환갑날에 베푸는 잔치. 우리말샘

주25

무당이 굿을 할 때 추는 춤. 우리말샘

주26

잔치 때나 큰손님을 접대할 때, 큰상을 올리기에 앞서 먼저 풍류와 가무를 펼쳐 보임. 우리말샘

주27

왕대로 만든 피리. 우리말샘

관련 미디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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