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에서 연주되어 온 연례악(宴禮樂)의 하나. 관악기 중심의 편성으로 연주할 때는 만파정식지곡(萬波停息之曲), 현악기 중심의 편성으로 연주할 때는 수요남극지곡(壽耀南極之曲), 또는 수요남극(壽耀南極)이라는 곡명으로 부르기도 한다. 취타란 ‘불고[吹]’, ‘친다[打]’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곡은 군중악(軍中樂)의 하나인 대취타(大吹打:武寧之曲)를 관현악곡으로 편곡한 것이다. 전 7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2박 1장단의 취타장단으로 되어 있다. 대부분의 국악곡이 정형장단(定型長短)에 맞게 분장(分章)되어 있는 반면, 취타는 각 장마다 부정형 장단으로 나누어져 있다.
제7장 끝에서 제1장 제3박으로 반복하는 도드리[還入]형식으로 되어 있다. 편성악기는 거문고 · 가야금 · 해금 · 대금 · 향피리 · 당적 · 아쟁 · 장구 · 좌고 등이다.
취타가 실려 있는 고악보로는 『삼죽금보(三竹琴譜)』의 군중취타(軍中吹打), 『방산한씨금보(芳山韓氏琴譜)』의 취타, 『일사금보(一蓑琴譜)』의 취타와 평조취타, 『서금보(西琴譜)』의 취타와 평조취타, 『율보(律譜)』의 취타, 『양금주책(洋琴註冊)』의 취타, 『장금신보(張琴新譜)』의 취타 등이 있다. 이들 고악보는 대개 조선 말기의 것이다.
선가(善歌)였던 이병성(李炳星)은 1939년 3월에 취타와 대취타를 채보하였다. 그 대취타에는 ‘관악 합주곡인 취타를 연주할 경우의 주법’이라는 주(註)에 “피리 · 대금 · 해금은 4괘법(四棵法)에 해당하는 ‘황(黃:Eb)’으로 시작하고, 거문고 · 가야금 · 양금과 같은 현악기는 7괘법인 ‘중(仲:Ab)’으로 시작하여 4도차(四度差)로 연주함.”이라고 적혀 있다.
위의 주법은 1930년대의 연주법이며, 현재는 관현악 합주로 연주할 때에는 현악이 중을 4도 아래로 내린 4괘법으로 하여 관악과 같은 음으로 연주한다.
『삼죽금보』의 군중취타의 악보는 5괘법으로 되어 있으나, 주(註)에 의하면 4괘법 · 5괘법 · 6괘법 · 7괘법 등 자유롭게 그 괘법을 바꾸어 연주할 수 있다. 『일사금보』와 『서금보』에는 취타와 평조취타가 있는데, 그 취타는 현행 거문고 · 가야금의 가락과 같은 7괘법에 해당하고, 평조취타는 현행 대금 · 피리 · 해금 등과 같이 4괘법으로 되어 있다.
그 평조취타는 취타를 낮게 이조(移調)한 취타라는 뜻이며, 선법(旋法)과는 관계가 없다. 관현악으로 연주되는 취타는 이병성이 채보한 무령지곡의 태평소 가락을 주로 장2도 올려서 각 악기의 특성에 맞추어 편곡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