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례악을 제외한 조의(朝儀)와 궁중 연향에 쓰이는 모든 음악을 일컫는 것이다. 조의는 조의진하(朝儀陳賀)의 준말로 조하(朝賀)를 포함한다. 조하에는 정조(正朝), 동지(冬至), 대전탄일(大殿誕日), 매달 삭망(朔望), 그 밖에 무시로 있는 하례(賀禮)인데 경복궁의 근정전(勤政殿), 창덕궁의 인정전(仁政殿)에서 왕세자와 백관이 조하하는데 전정헌가(殿庭軒架)가 주악을 하였다.
한편, 연향에는 사신 접반(使臣接伴)의 빈례(賓禮)로 중국·왜·야인(野人)에게 베푸는 연향이 있고, 그 밖에 정초와 동짓날에 거행되는 회례연(會禮宴), 왕의 생일인 만수성절(萬壽聖節)과 왕비와 대비의 생일, 그 밖에 갖가지 진연(進宴)에도 주악이 있었다.
『악학궤범』에 따르면 연향에 따라 동원되는 악원(樂員)의 수는 대개 다음과 같았다. 가령, 정전(正殿)에서의 예연(禮宴)이면 악사(樂師)가 3인, 여기(女妓)가 100인, 악공이 60인이다. 또, 후원에서 종친과 나누는 연회에는 악사가 2인, 여기가 40인, 악공은 20인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대비전(大妃殿)에 정재(呈才)를 올린다든가 중궁(中宮)의 예연 같은 내전의 연회는 여기와 관현맹인(管絃盲人)이 봉사하고 남자 악공은 참여하지 못하였다.
궁중 연향에서의 음악의 종류는 매우 많다. 이것들은 아정(雅正)한 뜻을 가진 이른바 아명(雅名)이 있고, 또 곡의 유래에서 생긴 속명(俗名, 元名)이 따로 있다. 여기에 중요한 연례악곡을 들면 현악 「영산회상」, 관악 「영산회상」 및 「평조회상(平調會相)」·「여민락」·「수제천(壽齊天)」·「보허자(步虛子)」·「낙양춘(洛陽春)」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