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강진에 살았던 박기현이 1891년(고종 28) 7월부터 1903년 4월까지의 향촌생활을 기록한 일기이다. 박기현은 본관이 밀양으로, 강진 옴천에서 출생하여 병영과 작천을 중심으로 생활하면서 학문에 힘썼다. 일사(日史)는 전라도 강진 · 장흥 일대 향촌사회의 동향, 인근 유생들과의 교유 관계, 1894년을 전후한 동학농민군과 관군의 동향 및 당시 전투상황 등을 기록한 책이다. 1999년 2월 26일 전라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으며, 강진군 작천면 용상리 소재 밀양박씨 사당인 용전사(龍田祠)에 소장되어 있다.
이 일기는 2권 2책의 필사본으로, 상권에는 1891년부터 1896년까지, 하권에는 1897년부터 1903년까지의 일기가 수록되어 있다. 일사는 매일의 날씨, 하루하루의 주요한 일과, 교유하였던 강진 · 장흥 일대 유생들의 이름, 관련 지명 등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또한 1893년 이후의 내용에는 강진과 장흥 일대에서 점차 세력화되고 있던 동학의 포교 상황, 동학의 확산에 따른 유생들의 대응활동 등을 날짜별로 상세히 기록하고 있어서 강진 · 장흥 동학농민군의 활동을 구체적으로 규명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특히 1894년에 해당되는 내용을 보면, 이른바 전주화약(全州和約) 이후 집강소(執綱所) 통치기의 강진 · 장흥 일대 농민군의 활동과 그에 따른 보수, 유생 및 수성군 측의 대응활동을 날짜별로 매우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일사(日史)는 전라도 강진ㆍ장흥 일대 향촌사회의 동향과 함께 자신을 중심으로 한 인근 유생들과의 교유 관계, 1894년을 전후한 시기 장흥 · 강진 일대의 동학농민군과 관군의 동향 및 당시 전투상황 등을 소상히 알려주는 자료이다. 이 책은 강진 · 장흥 지역 동학농민군의 폐정 개혁활동과 집강소에 대한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는 문헌자료로 평가되고 있으며, 1894년 전후의 사회상을 연구하는 데에도 긴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