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후기의 승려 추계당과 사영당의 석조 부도 2기로, 2004년 9월 20일 전라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능가사 사천왕상 복장기(1667년) 등에 “추계당 성안(性安)의 제자 사영당 신희(信熙)……”라는 기록이 있어 조성연대는 추계당 부도가 17세기 중반, 사영당 부도는 17세기 후반에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추계당과 사영당의 사제지간인 고승으로, 입적 후 그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것으로 보이며, 처음 세워진 위치에 지금까지 보존되고 있다.
추계당 부도의 규모는 총높이 173㎝, 탑신 높이 125㎝, 기단부 크기 129×121㎝이며, 사영당 부도의 규모는 총높이 225㎝, 탑신 높이 62㎝, 기단부 크기 152×125㎝이다.
추계당 부도는 석종형으로, 기단부는 방형의 하대석 위로 8각의 복련을 새겼다. 16엽 연화문으로 별 화려한 문양이 없어 오히려 소박한 편이다. 그 위에 원형의 홈을 파고 탑신부를 얹었다. 탑신부는 크게 상대와 하대로 구분되는데, 하대에는 돌아가면서 물고기와 게 등이 조각되었다. 탑신 중앙에는 네 군데의 유곽과 그 안에 9개의 유두가 돌출되고 있으나 그 기법도 매우 간략화되었다. 북쪽 2개의 유곽 사이에 방형의 위패형(61×17㎝)을 새기고, 그 안에 자경 9㎝의 ‘秋溪堂(추계당)’이라는 당호를 새겼다. 상대는 문양이 없고 바로 천판으로 연결되는데 희미한 연화문이 장식되었다. 상륜부는 사방으로 피어오르는 구름문양을 새겨 장엄을 더했다.
사영당 부도는 석종형과 8각원당형의 양식에서 벗어난 이형(異型) 부도이다. 방형의 큼직한 하대석을 앉히고 귀퉁이에 각기 사방을 향하고 있는 용두를 조각하였는데, 매우 사실적이고 역동감이 감돌고 있다. 입에는 여의주가 보이지 않는 대신, 양쪽 눈을 크게 부각시켜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턱 밑으로는 역린이 선명하며, 목 뒤로는 굵은 비늘을 새겨 사실성이 뛰어나다. 그 위로는 한 돌로 연결된 복련이 이어지고 있는데, 각 면이 2엽씩 모두 8엽의 연화문이 장식되었다. 다시 복련 위로는 8각의 중석이 연결된다. 8각의 중석은 정교하면서도 장식성이 부각되고 있다. 연꽃의 모습은 처음에는 막 피어오르는 꽃망울부터 시작하여 점점 그 꽃망울이 벌어지는 모습으로 전개하다가 맨 마지막에는 활짝 만개한 상태로 표현되었다. 탑신은 중앙 몸통 부분이 배가 부른 편구형이다. 북쪽에는 직사각형의 위패 모양을 새기고 그 안에 자경 6.5㎝의 ‘泗影堂(사영당)’이라는 당호를 새겼다. 옥개석은 방형인데 상단에 팔작지붕형의 합각을 나타냈으며 기왓골 없이 우동(내림마루)만을 각출했다. 상륜부는 옥개석과 한 돌로 하여 연결되는데, 노반 없이 복발과 보주가 이어지고 있다.
능가사에는 10기의 부도가 있는데, 이 중 추계당과 사영당의 부도 2기는 원위치를 유지하고 있으며, 문화재(현, 국가유산)로 지정되어 잘 보존되고 있다.
추계당 부도는 백양사 소요당 부도와 함께 석종형부도 연구에 귀중한 자료이다. 한편, 일반적으로 부도의 기단부는 방형 아니면 8각의 하대석에 8각의 복련과 중석, 그리고 앙련으로 이어지는데, 사영당 부도는 복련과 방형의 하대석이 한 돌로 되면서 그 위에 바로 중석이 이어지고 앙련이 생략되었다. 이 같은 양식은 고려말 또는 조선조로 넘어오면서 나타나는 일부 양식의 퇴화현상으로 보이며, 이 시기 부도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