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숙안(王叔安)이 전서(篆書)로 ‘봉사조선창화시책(奉使朝鮮倡和詩冊)’이라 쓴 제전(題篆)과 창화시 본체 및 청나라 당한제(唐翰題)와 나진옥(羅振玉)이 쓴 발문(跋文)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된 시권이다.
2004년 5월 7일 보물로 지정되었고,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 시권은 한림원시강(翰林院侍講) 예겸(倪謙)이 경제(景帝, 재위 1450∼1457)의 등극을 알리는 조서(詔書)를 가지고 1450년(세종 32) 윤정월 1일에 사신으로 조선에 왔다가 귀로(歸路) 중 압록강에 이르렀을 때인 2월 3일까지 약 1개월 동안에 원접사인 정인지 등과 창화한 시문 중 37편을 추려서 엮은 것이다. 권축으로 만든 것을 1905년에 개장하였다.
시권에는 시문의 찬자와 소장자의 도서(圖書) 수십 과(顆)가 날인되어 있다. 권말에는 1905년에 쓴 발문이 추가되어 있는데, 나진옥은 이 책이 가흥당씨(嘉興唐氏)에게서 입수한 것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이 본은 당한제의 구장본임을 알 수 있다.
이것이 국내에 유입된 시기는 1958년에 동빈(東濱) 김상기(金庠基), 두계(斗溪) 이병도(李丙燾) 등 6인이 쓴 감정기(鑑定記)가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그 이전으로 추정된다. 그 후 청명(靑溟) 임창순(任昌淳)의 진장(珍藏)에 속해 있다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관되었다.
조선 초기 대명외교의 생생한 기록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문학사와 서예사 연구에 매우 귀중한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