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사 설법전의 오른쪽, 지금의 관음전 뒤뜰 언덕에 있는 보조국사 지눌(知訥, 1158∼1210)의 감로탑이다. 보조국사는 고려시대 송광사 16국사 가운데 제1세로 정혜결사를 일으킨 주인공이다. 당시 고려 후기의 불교계에 새로운 정신개혁 운동을 전개한 선봉자로서 한 시대의 부패한 현실을 정의롭게 이끌고자 했던 종교지도자였다. 이 감로탑은 고려시대에 조성된 1기의 사리탑으로, 2002년 9월 27일 전라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이 감로탑은 보조국사가 1210년(희종 6)에 입적하자 왕으로부터 ‘불일보조(佛日普照)’라는 시호와 ‘감로(甘露)’라는 탑호를 받았으며, 3년 뒤인 1213년(강종 2)에 탑이 세워졌다.
감로탑의 총높이는 272㎝이며, 기단부 120×124㎝, 탑신부 48×59㎝, 옥개석 55×99㎝, 상륜부 49㎝이다. 맨 아래에 2단의 정사각형 대좌를 놓고 그 위로 네 귀퉁이에 각을 이룬 또 다른 대좌를 끼워 넣었는데, 이는 매우 특이한 형식이다. 맨 아래 2단의 정사각형 대좌는 그 위에 있는 돌들과 석질이 다른 점으로 보아 1926년 이 탑을 해체복원하면서 새로 끼워 넣은 것으로 생각된다. 그 위에는 희미하게 연꽃무늬를 새긴 복련석이 몸돌을 받치고 있으며, 그 위에 8각의 지붕돌과 머리장식이 올려져 있다.
그 동안 송광사 경내에서 몇 차례 자리(普照洞上, 高峯原上, 碑殿嶝上 등)가 옮겨졌으나 지금은 원래의 위치에 있다. 1926년 해체 복원되면서 입구의 30개 돌계단을 축조하였고, 1927년에 감로탑개수비를 세웠다.
보조국사 감로탑은 맨 아래 바닥돌을 제외하고 거의 원형을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데, 특히 지붕돌의 급격한 전각과 처마의 귀솟음, 둥근 공모양을 하고 있는 몸돌의 모습은 고려 후기의 양식적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고려시대 사리탑으로 보조국사 지눌의 역사적 위상과 함께 건립 시기와 주인공을 알 수 있어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