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석천(帝釋天)과 위태천(韋駄天)이 여러 신중(神衆)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을 그린 신중도이다. 1792년(정조 16) 양공(良工) 복찬(福贊), 지연(指演), 치심(致心), 돈활(頓活), 포선(抱善) 등이 통도사에서 조성하여 원적산 금봉암(金鳳庵)에 봉안하였으나, 현재 통도사에 소장되어 있다. 비단 바탕에 채색하였고, 그림의 크기는 세로 92㎝ 가로 81.5㎝이다. 2001년 경상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작은 화면의 중앙에 제석천과 위태천이 마주보고 서 있으며, 그 주위에는 일궁천자(日宮天子)와 월궁천자(月宮天子)를 비롯하여 천룡팔부, 동자, 동녀 등이 둘러싸고 있는 간단한 구도를 취하고 있다. 제석천은 보관을 쓰고 합장한 채 오른쪽을 향해 서 있는데, 둥글고 양감있는 얼굴에 작은 이목구비가 가는 선으로 그려져 있다. 위태천은 제석천보다 약간 작은데, 새 날개깃 같은 장식이 달린 화려한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은 모습으로 두 손을 모아 합장한 채 왼쪽을 향하고 있다. 합장한 팔에는 천으로 싼 물건을 받들고 있지만 무엇인지 확실치 않은데, 보통 칼이나 삼차극 등 무기를 들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아마도 무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채색은 적색과 녹색, 황색, 청색, 백색 등을 주로 사용하였는데, 특히 적색의 사용이 두드러지고 얼굴을 백색으로 칠하여 화면 전체에 밝으면서도 환한 느낌을 준다. 필선은 곧은 철선묘(鐵線描)를 사용하였으며, 문양은 많지 않지만 제석천의 붉은 옷에는 백색의 잔잔한 화문이 시문되어 있다.
이 불화는 채색에서 적색의 사용이 두드러지고 얼굴을 백색으로 칠하여 화면 전체에 밝으면서도 환한 느낌을 준다.
이 신중도는 명문이 남아 있어 조성연대를 정확히 알 수 있는 불화로서, 작은 화면에 여유 있는 인물배치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통도사에 남아 있는 다른 불화들과 더불어 조선 후기 불교회화사 연구에 좋은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