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사구는 연안류와 조류에 의하여 연안의 해저에서 운반된 모래가 파랑과 밀물에 밀려 올라와 사빈과 모래펄을 만들면서, 그 모래가 바람의 작용으로 운반·퇴적된 해안지형이다.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는 충청남도 태안반도 서북부 신두리 해안 만두부(bay head)에 형성된 모래펄의 배후를 따라 형성된 길이 약 3.4㎞, 폭 0.5∼1.3㎞의 모래언덕이다.
이곳은 연안의 해저가 대체로 모래로 구성되어 있어서 간조시에 넓은 모래펄이 노출되는데다가, 겨울철에 강력한 북서풍을 바로 받아들이는 위치에 해당하여 대규모의 모래벌판이 형성될 수 있었다. 2001년 11월 30일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는데, 지정구역은 1,702,165㎡이다.
충청남도 해안은 전면에 섬이 적고 바람을 바로 맞이하는 해안이 많아 다른 지역과 비교하여 사구가 잘 발달해 있다. 특히 신두리 해안사구는 섬 지역을 제외하면 우리나라 서해안에 형성된 사구지대 가운데 규모와 지형의 다양성과 자연상태 유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가장 전형적인 모델이기도 하다.
신두리 해안사구는 전사구·사구습지·블로우아웃(blow out) 등 다양한 지형이 발달하고, 육지 생태계와 해양 생태계의 완충공간 구실을 하는 해안지형이다. 신두리 해안사구는 산림사구, 해안초지, 사구습지의 세 구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산림사구 구역(forested dune area)은 사구에서 가장 육지 쪽에 형성되어 있다. 식생은 대체로 육지의 유형과 거의 동일하며 외관상 아카시나무와 곰솔이 우점한다. 또한 중·대형 포유류와 조류 등의 주요 서식지이다.
해안초지 구역(coastal grassland area)은 해안과 인접한 전사구와 그 후면에 나타나는 2차 사구열, 취식와지, 이동사구, 그리고 슬랙 등을 포함하는 가장 넓은 구역이다. 이 구역은 전형적인 사구식생에 의해 피복되어 있는 구역과 식물이 자라지 않는 구역이 혼재한다.
식생은 대부분 사구 특산종인 건성식물로 벼과 및 사초과의 초본류가 우세하고 해당화와 순비기나무와 같은 관목도 흔하다. 그러나 지표가 안정된 곳에서는 산조풀·띠·꼭두서니 등의 중성식물도 출현한다.
주요 식물종은 갯그령·통보리사초·갯완두·해당화·갯메꽃·갯방풍·모래지치·갯쇠보리·좀보리사초 등인데, 현재 사구가 확장되어가고 있는 구역에서는 갯그령과 통보리사초가 우점한다. 만조선으로부터 사구가 안정된 구간까지의 식생조사에 따르면 사구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일차적으로 나타나는 식물은 갯그령이었으며, 그 다음이 통보리사초였다.
이외에 모래지치·좀보리사초·갯메꽃이 출현하기도 하였다. 식생이 잘 발달한 곳에서는 해당화군락이 크게 발달해 있었다. 그러나 외부로부터 유입된 토사와 함께 반입된 달맞이꽃과 바랭이·쑥 등이 급속도로 증식하는 등 사구식생이 빠르게 교란되고 있다.
동물상은 초본류를 먹고사는 초식동물과 이들을 먹이로 하는 육식동물이 다양하게 발견된다. 특히 초식곤충의 수가 많다. 그러나 양서류는 확인할 수 없고 파충류는 도마뱀과 아무르장지뱀·표범장지뱀 등 3종이 확인된다. 조류는 10종이 확인되었으며,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도 관찰되었다. 포유류는 고라니와 너구리의 발자국이 비교적 흔하게 발견되고 있다.
사구습지 구역(wet dune area)은 지하수면이 높은 고도에서 나타나며 일시적이거나 영구적으로 물에 잠긴 습윤슬랙과 해안사구 배후의 사구호 등이 포함된다. 초본류인 중성식물과 습지식물이 자라고 있고 수면이 드러나 있어 외관상 뚜렷이 구분된다.
이 구역의 수분은 사구생물의 일부인 양서류·곤충류의 산란지와 서식지이기도 하다. 양서류는 4종, 파충류는 5종이 확인되었다. 사구호는 금개구리와 참개구리·산개구리·청개구리의 산란과 서식 장소이다. 조류는 14종이 확인되었으며, 포유류도 해안초지 구역에 비하여 종의 수가 더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