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비단바탕에 채색. 7폭. 1753년작. 가섭존자부터 중국 선종의 육조 혜능 스님까지 33명의 조사를 11폭으로 나누어 그린 선종 33조사도로서,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아 있다. 석가모니불과 가섭존자, 아난존자가 그려진 가운데 폭을 중심으로 3∼4명의 조사들이 자연을 배경 삼아 홀로 있거나 왕이나 시자, 청문자 등 각 조사와 관련된 인물이 함께 표현되어 있다. 원래 총 11폭으로 조성되었으나 현재는 7폭만이 남아있다. 각 조사마다 존명이 적혀 있고 하단 화기에는 각 조사에 관한 행장이 기록되어 있다.
석가모니불을 비롯해 각 조사들은 조선 후기에 유입된 명대 화보(畵譜)인 『삼재도회(三才圖會)』, 『홍씨선불기종(洪氏仙佛奇蹤)』에 수록된 조사를 모본으로 하였다. 각 폭에는 3∼4명의 조사들이 바위나 나무를 매개로 자연스럽게 배치되어 있는데, 황색 바탕 위에 적색, 녹색, 청색의 법의를 입고 있는 조사들을 개성있게 묘사하였다. 이처럼 황색의 배경에 수묵으로 처리한 괴석과 암산, 수목의 표현은 18세기 지리산 지역에서 활동했던 의겸(義謙)이 조성한 흥국사 16나한도(1723년)와 송광사 16나한도(1725년)를 계승하고 있다. 이 불화는 은기(隱奇)를 비롯한 비현(丕賢)과 쾌윤(快允) 등 5명의 화승이 제작하였는데, 양록색을 중심으로 한 채색, 수묵기법을 이용한 배경 처리, 세필을 이용한 섬세한 안면 묘사 등은 의겸의 화풍을 계승하는 한편 당시 호남불화의 양식을 잘 반영하고 있다. 특히 조사들 사이사이에 배경으로 그려진 산수와 초목, 괴석 등은 당시 불화와 일반회화의 관련성을 잘 보여준다.
현존하는 유일한 33선종조사도이자 조선후기 화보의 전래와 불화 도상 간의 관련성을 보여주는 작품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