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신(법신, 보신, 화신)불화의 본존불화도 비로자나불화이지만 적광전, 광명전(光明殿), 비로전(毘盧殿) 등에 비로자나불의 후불화로 봉안된 것만 단독 비로자나불화라 할 수 있다. 비로자나불화는 단독 비로자나불만 그린 형식, 문수·보현보살을 좌우로 배치한 삼존도 불화형식, 삼존도에 여러 보살과 제석·범천, 4천왕, 8부중, 나한, 타방불 등이 덧붙여진 군도형식 등 다양한 형식이 있는데 현존하는 불화는 군도형식이 대부분이다.
비로자나불화는 신라 화엄경 사경변상도(寫經變相圖)가 가장 이른 예인데 이른바 소형 선묘화라 할 수 있다. 사자좌 위에 앉아 있는 비로자나불은 보관보살형으로 생각되며, 사실적인 협시들이 자연스럽게 배치되어 있어서 화엄 비로자나불의 세계를 잘 표현하고 있다. 고려시대에는 독일 쾰른박물관 소장의 비로자나삼존도가 지권인 비로자나불화로서는 유일하게 현존하고 있는 예이다. 보관 노사나불화도 있는데 군도형식이다.
조선시대 비로자나불화는 삼신불도 가운데 비로자나불도도 여러 예가 있지만 현존하는 가장 이른 순수 비로자나불도는 보경사 적광전 선묘비로자나불도(1742년)이다. 적광전 후불화로 봉안된 이 그림은 홍색 바탕에 선묘로 그려진 비로자나군도로 비로자나삼존불을 중심으로 많은 협시들이 둘러싼 군도인 것이다. 이어서 영원사 비로자나불도(1759년), 선암사 비로암 선묘비로자나불도(1869년), 해인사 법보전 비로자나불도(1873년), 봉은사 판전 비로자나불도(1886년), 남원 선원사 선묘 비로자나불도(1917년), 선암사 비로자나불도(1869년) 역시 홍색 바탕에 선묘로 그리고 있는데 사자에 탄 비로자나불이 특이하며 4보살입상과 이 위로 나한상들이 군집하고 있는 특징있는 구도를 보여주고 있다. 선원사 비로자나불도 또한 선묘로, 비로자나불도가 유난히 선묘로 많이 그려지고 있는 것은 주목된다. 19세기 비로자나불화 가운데 채색 비로자나불화의 대표적인 예로 해인사 법보전 비로자나불도(1873년)를 들 수 있다. 본존 비로자나불이 중심에 큼직하게 앉아 있고 앞줄에 4보살, 2천왕, 좌우로 4보살, 10대제자상들이 둘러싸고 있는 독특한 구도와 은은한 색체, 단아한 형태 등에서 이 시기 불화 가운데 돋보이고 있는 작품이다.
비로자나불화는 신라 때부터 꾸준히 조성되어온 화엄종 사상의 법신 비로자나불을 그림으로 도상화한 대표적인 불화라는 점에 큰 의의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