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보물로 지정되었다.「선종영가집(禪宗永嘉集)」은 육조(六祖) 혜능(慧能)대사의 사법(嗣法) 제자인 영가(永嘉) 현각선사(玄覺禪師)가 참선(參禪) 수행을 하는 후인(後人)들을 위하여 찬술한 법문으로서, 불교의 핵심인 계(戒) · 정(定) · 혜(慧) 삼학(三學)을 바탕으로 하여 참선(參禪)에서 깨달음(覺)으로 나아가는 수행방법을 상세하게 분석하고 설명한 글이다. 현각이 수선(修禪)의 요결(要訣)을 찬술한 글에, 송나라 행정(行靖)이 주를 달고, 여기에 정원(淨源)법사가 수정하여 항목별로 정리해 놓은 이 책은 「증도가(證道歌)」와 함께 현각의 대표적인 두 저술 중의 하나이다.
권말(卷末)에 ‘충주청룡사진판(忠州 靑龍寺 晋板)’이라는 기록으로 보아, 충주 청룡사에서 간행한 사실을 밝히고 있다.
2권(上 · 下) 1책. 전체 크기는 26.8㎝✕16.7㎝으로 상하단변(上下單邊)에 좌우쌍변(左右雙邊)으로 되어 있다. 반곽(半郭)의 크기는 16.9㎝✕12.2㎝로 유계(有界)이다. 반엽(半葉)은 9행(行) 20자(字)이고, 소자쌍행(小字雙行)으로 되어 있다. 판심은 상흑어미(上黑魚尾)이고, 판심제(版心題)는 영가집(永嘉集)이다.
표지는 근래에 얼룩무늬 비단으로 새로 개장(改裝)한 것으로, 원래의 표지 위에 겉표지를 붙여서 새로 제본하였다. 새로운 표지에 제첨지(題簽紙)를 덧붙이고, 여기에 표제로 ‘선종영가집(禪宗永嘉集)’을 묵서(墨書)로 쓰고, 표제의 아래에는 통문관(通文館)의 주인(主人)인 산기(山氣) 이겸로(李謙魯) 옹의 관식이 보이고 있다.
본문에는 ‘대장분위십문(大章分爲十門)’이라 기록하여, 참선을 수행하는 방법론을 10편으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권수(卷首)에는 서문(序文)이 수록되어 있는데, 서제(序題)의 다음 행에는 ‘당경주자사위정술(唐慶州剌史魏靜述), 송석벽사문행정주(宋石壁沙門行靖 注)’라 하여, 당나라 정(靜)이 글로 표현하고, 송나라의 행정(行靖)이 주(注)를 달았다는 편주자(編注者)가 표시되어 있다. 반면에, 권하(卷下)의 시작 부분에는 ‘송석벽사문행정주(宋石壁沙門行靖注)’라 하여 주해자(注解者)만 표기되어 있음이 특이하다.
하권(下卷)의 말미에는 「석음(釋音)」이 부록으로 연이어 수록되어 있고, 그 뒤에는 우리나라 고려시대의 간행시에 이방직(李邦直)의 후서가 수록되고 있다. 권말(卷末) 부분에 “담여각눌이인린도(淡如覺訥李仁隣刀)”라고 기록되어 있어서, 담여 · 각눌 · 이인린 3인이 이 책의 목판 판각(板刻)을 담당한 각수(刻手)임을 알게 하여 준다.
책의 인쇄된 상태가 깨끗하고 그 보존이 양호한 편이다. 본문 전체에 구결(口訣)이 묵서(墨書)되어 있다. 이 책과 동일본이 근자에 영광 불갑사 불복(佛腹)에서 발견된 바 있다.
권말(卷末)의 간행기록에 의하면, 1381년(우왕 7)에 충주 청룡사(靑龍寺)에서 개판(開板)되었을 알 수 있어, 지방 사찰에서도 불서를 간행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일뿐만 아니라, 인쇄가 선명하고 매우 깨끗하게 보관되어 있어 고려본(高麗本)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