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강화 전등사 대웅전에 봉안된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으로, 시지정 문화유산 조사과정 중에 아미타여래상 내부에서 발원문이 발견되었다. 발원문을 통해 1623년(광해군 15) 수연(守衍)에 의해 제작되었음이 밝혀졌다.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은 중앙에 석가여래상을 중심으로 좌우에 약사여래와 아미타여래상으로 구성된 삼세불상이다. 아미타불의 내부에서 발견된 발원문에는 발원 내용과 화원질, 시주자 명단, 제작시기가 기록되어 있는데, 화원은 우두머리 조각승인 수연을 비롯한 성옥(性玉), 영철(靈哲), 제영(祭英), 법림(法林), 혜경(惠庚) 등 6인이 참여하였다. 시주자는 불상(佛像), 면금(面金), 체목(体木), 오금(烏金), 공양(供養), 대좌(臺座), 보단(甫團), 채안(彩安), 복장(腹藏), 인등(引燈), 숙두(熟頭) 등 각 시주 물목마다 시주한 사람의 이름을 따로 적었는데, 이는 시주자의 경제력에 따라 시주한 내용이 달랐음을 알 수 있는 자료이다.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은 등신대의 규격에 단정하면서도 위엄있는 모습이다. 중앙의 석가여래상이 좌우 약사와 아미타여래상에 비해 약 30㎝가량 큰데, 주존불임을 강조한 것이다. 세 불상은 크기뿐만 아니라 얼굴, 옷주름 표현 등 세부적인 면에서 차이가 있으나 상반신이 발달된 신체, 방형의 큰 얼굴 등에서 유사한 신체비례를 보인다.
석가여래상은 근엄한 표정에 어깨가 넓어 당당한 느낌을 준다. 머리에는 구분이 불분명한 육계와 중앙계주, 정상계주가 표현되었으며 얼굴은 방형에 가깝다. 신체에는 오른팔을 드러낸 변형 편단우견식 대의를 걸쳤으며 밋밋한 가슴 아래로 꽃잎형으로 접힌 승각기가 표현된 전형적인 17세기 불상의 특징을 보인다. 손 모습은 항마촉지인으로 왼손은 엄지와 중지를 구부려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좌우협시인 약사와 아미타여래는 자세라든지 머리와 얼굴 형태 등은 본존불상과 비슷하다. 손 모습은 약사여래상이 왼손을 어깨 위로, 오른손을 아래에 두고 엄지와 중지, 약지를 구부렸다. 아미타여래상의 손 모습은 이와 반대이다. 약사여래는 입술 끝이 살짝 올라가 옅은 미소를 띤 부드러운 인상이며 아미타여래상은 좀 더 근엄한 인상을 풍긴다. 대의는 같은 변형 통견식이지만 오른쪽 어깨 위 대의 주름, 왼쪽 무릎 위 옷자락, 두 다리 사이의 옷주름, 가슴 아래 승각기 표현 등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석가, 아미타, 약사로 구성된 이 삼세불상은 상반신이 발달된 신체비례에서 수연의 초기 불상의 특징을 드러낸다. 다만 얼굴이나 옷주름 표현 등에서 세 구가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점은 독특하다고 할 수 있다.
조각승 수연은 『금산사지(金山寺誌)』에 1615년 전라북도(현, 전북특별자치도) 김제 금산사 칠성각 독성상을 조성한 태전(太顚)의 차화승으로 이름이 처음 등장한다. 이후 1619년 충청남도 서천 봉서사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보물, 2012년 지정), 1634년 충청북도 익산 숭림사 영원전 지장보살좌상 및 권속(원 봉안처 전라북도 옥구 보천사.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2001년 지정), 1636년 강화 전등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보물, 2012년 지정), 1639년 충청남도 예산 수덕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원 봉안처 전라북도 남원 풍국사. 보물, 2003년 지정) 등을 조성하였다. 즉 수연은 충청도와 전라도, 경기도 지역에서 17세기 전반기에 활동한 조각승이다.
전등사 대웅보전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은 1623년 조각승 수연이 수화승이 되어 제작한 두 번째 작품이다. 수연의 초기 불상의 특징을 볼 수 있어 17세기 전반기 불상과 유파 연구에 중요한 작품이다. 또한 발원문에 기록된 시주자 명단은 각각 불상, 면금, 체목, 오금, 공양, 대좌, 보단, 채안, 복장, 인등, 숙두 등 세부적인 시주 내용을 알 수 있어 가치있는 자료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