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보유적 제177호. 안양암은 금강산 장안사에서 약간 올라간 위치에 있는 천주봉 아래 마애불을 덮어서 지은 법당을 말하며 현재 암자는 소실되고 마애삼존불상만 남아 있다. 암벽에 모서리를 각지게 만들어 아치형 감실을 조성하였다. 그 내부에는 삼존불상을 돋을새김하였으며 세부적인 표현은 음각선을 적절히 사용하여 조각하였다. 감실의 좌측 벽면에 명문이 새겨진 것으로 보이나 현재는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
감실을 꽉 채우듯 조형된 삼존불상은 여래좌상을 중심으로 좌우에 정병을 쥔 관음보살상과 보주를 받쳐 들고 있는 지장보살상이 연꽃을 밟고 서 있다. 이 삼존상은 건장한 신체, 방형의 얼굴에 작은 이목구비, 변형 통견식 착의, 간결하게 선각한 옷주름 표현 등이 특징이다.
본존불인 아미타여래상은 다각형 대좌와 연화좌 위에 중품하생인을 취하고 앉아 있다. 몸에 비해 머리가 크고 어깨가 풍만하며 무릎은 어깨 너비와 비슷하여 상체가 발달된 모습이다. 육계와 경계가 불분명한 머리에는 듬성듬성하게 나발을 표현하였다. 얼굴은 방형이며 둥근 턱선에 좌우로 긴 눈, 짧은 코, 작고 얇은 입을 오밀조밀하게 나타내어 근엄한 표정을 연출하였다. 짧은 목에는 삼도를 표현하였다. 착의법은 편삼 위에 대의를 입은 변형통견식으로 몇 개의 음각선으로 대범하고 단순하게 옷주름을 표현하였다.
측면에 위치한 관음보살상은 머리에는 보관을 썼고 복부에서 교차한 손에는 정병을 들고 있으며 가슴에는 간결한 수식이 달린 목걸이를 착용하였다. 신체비례나 얼굴, 옷 표현 등은 본존불상과 닮았다. 우측에 위치한 지장보살도 비례, 얼굴, 옷, 목걸이 장식 등은 관음보살과 유사하고 머리에 가로선으로 주름지게 표현한 두건을 착용하였으며 왼손을 아래로 오른손을 위로 하여 그 사이에 보주를 들고 있다.
아미타·관음·지장으로 구성된 삼존상은 고려 후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도상으로 미타정토신앙의 유행과 함께 제작되었다. 네모진 얼굴,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풍만한 신체, 여래형 착의를 보살의 모습 등이 1333년에 제작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금동보살입상과 닮았다. 따라서 안양암 마애삼존불상은 관음·지장이 협시한 아미타삼존불의 도상이라든지 양식적인 특징에서 고려 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안양암 마애삼존불상은 고려 14세기 불상의 특징을 보여주는 마애불로 전체적으로 단순하면서도 연꽃대좌나 손 모습 등 세부적 섬세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고려 후기 불교조각사와 마애불상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