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화순 춘산영당(春山影堂)에 봉안되어 있는 「최익현 초상」은 비단 바탕에 채색을 하여 제작한 작품으로, 상하단에 감색 천을 받쳐 족자로 장황되었다. 이 초상화는 가로 62.7㎝, 세로 99.3㎝이며, 2011년 12월 20일에 전라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최익현 초상」은 석지(石芝)채용신(蔡龍臣, 1848∼1941)이 1911년 4월에 그린 작품으로, 순창에서 의병 활동을 하다가 면암(勉庵)최익현(崔益鉉, 1833∼1906)과 함께 잡혀간 12열사 중의 한사람인 둔재((遯齋) 문달환(文達煥, 1852∼1938)에게 그려준 것이다. 문달환이 1927년에 춘산영당(뒤에 춘산사(春山祠)라 함)을 짓고 봉안하였다.
이 작품은 정면을 향하여 앉은 전신상으로, 무릎을 꿇고 화문석 위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도포자락에 가려진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있다. 화면에는 화문석 이외에는 아무런 배경 묘사가 없고, 얼굴에 비해 신체를 크게 묘사하여 장대한 거인을 대하고 있는 듯하다. 복건을 높이 쓴 얼굴은 어두운 황색으로 처리하고, 눈이 뀅하게 들어간 모습은 병색이 완연하게 보여 대마도에서 단식을 하던 만년의 모습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면을 지긋이 쳐다보는 매서운 눈은 꼭 다문 입과 함께 보는 사람을 압도하고 있다.
뒷면 오른쪽 하단에는 내려쓴 ‘신해하사월상한종이품행정산군수채용신사(辛亥夏四月上澣從二品行定山郡守蔡龍臣寫)’ 라는 화기와 ‘석지(石芝)’, ‘정산군수채용신도사(定山郡守蔡龍臣圖寫)’라는 작가 주문방인(朱文方印)이 찍혀있다. 신해년은 1911년이다.
채용신은 근대에 활동한 화가이기는 하지만, 한국 미술사에서 중요한 인물이고 그의 작품들은 당시 상황을 잘 드러내는 인물들을 소재로 그림을 그렸다. 화순 춘산영당 최익현 초상은 채용신의 작품 세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