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안정사 나한전에 봉안된 석조석가여래삼존좌상과 십육나한상으로, 좌측 세 번째 나한상 내부에서 복장발원문과 함께 후령통, 전전류 등이 발견되었다. 발원문은 봉안처와 시주자를 생략하고 간략하게 기술되었는데 1681년에 조성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석가삼존상이 앉아 있는 연화대좌 상면에는 묵서명이 있어 1759년(건륭 24년, 기묘)에 나한전과 명부전 불상을 중수하였음도 확인된다.
안정사 나한전 내에는 석가 · 미륵 · 제화갈라보살로 이루어진 석가삼존상을 중심으로 좌우측에 범천과 제석천, 16나한상, 사자상이 봉안되어 있다. 이 불상들은 불석(佛石)으로 제작되었고 좌측의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나한상은 나무로 제작되어 조성 시기가 다른 것으로 보인다. 석가삼존상은 불신에 호분을 칠하였고, 나머지 권속들은 백, 청, 녹, 자주 등 여러 가지 색깔로 채색하였다.
본존인 석가여래상은 양손은 무릎 위에 올려져 있는데 왼손은 손바닥을 위로 하였고 오른손은 아래를 향하도록 내려 놓은 항마촉지인을 취하고 머리를 약간 숙여 앉아 있다. 몸체에 비해 머리가 상당히 크고 어깨와 무릎이 좁은 편이다. 큰 머리는 육계와의 경계가 구분되지 않고 둥근 정상계주와 반달형 중간계주를 표현하였으며 나발은 검게 채색하였다. 방형의 얼굴은 좁은 이마, 좌우로 긴 눈과 넓은 미간, 뭉뚝한 코, 얇은 입술 등을 표현하여 근엄한 인상을 준다. 목은 짧고 굵으며 어깨는 좁은 편이다. 착의법은 변형 편단우견식으로 걸쳤으며 가슴 위로 올려 입은 승각기는 연꽃잎처럼 주름을 접었다. 다리 위를 덮은 군의도 무릎 사이로 큼직하고 간략하게 옷주름을 형성하였는데 옷주름들이 대체로 도식적이고 단순한 편이다.
좌우협시인 미륵과 제화갈라보살상은 머리에 모란꽃이 표현된 커다란 보관을 쓰고 본존불과 유사한 형태로 손모습을 취하였는데 서로 손의 위치가 반대로 대칭을 이룬다. 얼굴과 신체 비례, 옷주름 표현 등은 본존불과 유사하며 보살상의 특징으로 어깨 부분에 보발이 간략하게 표현되었다. 대의는 변형 통견식으로 오른쪽에 편삼을 입고 그 위에 대의를 입었는데 옷주름이 본존불과 마찬가지로 간결하다. 범천과 제석천은 이들 보살상과 유사하나 의자 위에 앉아 있고 옷은 화려하게 채색되었다. 좌우측에 앉아 있는 나한상은 경전, 거북이, 경책 등 다양한 지물을 들어 자유분방한 자세로 앉아 있다. 옷은 장삼과 가사를 입었으며 여러 가지 색채로 변화를 주었고 어깨부분에 가사를 고정한 장식고리 끝에 긴 천이 드리워 특이하다. 본존불의 좌측으로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나한상은 나머지 나한상과 다르게 나무로 제작되었는데 형식적인 외형은 닮았으나 신체비례, 경직된 얼굴 표현 등에서 차이를 보여 목조상이 후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마지막으로 손에 두루마리를 쥐어든 사자상이 서 있다.
안정사 석조석가여래삼존좌상과 십육나한상은 1681년 7월에 조성된 불상들로 석가삼존상을 비롯해 범천과 제석천, 16나한상, 사자상 등이 모두 완형에 가깝게 잘 남아 있다. 불상들은 불석으로 제작되어 조형감각이 도식적이며 간결한데, 특히 불석으로 만든 불상이 17세기 경상도 지역에서) 많이 제작되었다. 이 불상들은 제작시기와 봉안처가 확실하여 17세기 경상도 지역 불상 연구에 좋은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