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니와궁[難波宮; 현재 오사카시 텐노지구]의 주작대로 가까이에 건립되었던 백제계 씨족의 사찰이다. 백제니사에 관해 문헌 기록에는 보이지 않지만, 1996년 사이쿠다니[細工谷] 유적 발굴 과정에서 ‘백제니(百濟尼)’, ‘백니(百尼)’, ‘니사(尼寺)’ 등의 글자가 적혀있는 8세기 나라[奈良]시대의 토기가 출토하면서 백제니사의 존재가 알려졌다.
백제니사가 언제 처음 건립되었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사이쿠다니 유적에서 출토한 와당을 통해 사원의 창건시기를 추정할 수 있다. 와당에는 소판팔엽연화문(素辦八葉蓮華紋)이 찍혀 있는데 이것은 시텐노사[四天王寺] 창건 시의 수막새기와의 무늬와 같지만, 가운데 부분이 마모가 심해 와범(瓦笵)이 마모되었을 때에 찍어낸 기와로 추정된다. 따라서 7세기 전반 시텐노사의 건립 직후에 백제계 씨족에 의해 사원이 창건되었을 것이다. 당시 명칭은 백제니사가 아니라 백제사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백제니사에서는 이중판팔엽연화문(二重瓣八葉蓮華紋), 거치문연복판팔엽연화문(鋸齒紋緣複瓣八葉蓮華文) 등의 7세기말 경의 호류사[法隆寺]식의 수막새기와도 출토되고 있다. 백제 멸망 후 의자왕의 아들 선광(善光)을 비롯한 백제왕씨(百濟王氏)가 나니와[難波]에 정착하여 백제사의 남쪽에 새로 사원을 짓고 이를 백제사로 이름부치고, 원래의 백제사는 백제니사로 이름을 바꾸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