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등록문화재(현, 국가등록유산)로 지정되었다. 비단 바탕에 채색. 세로 153.5㎝, 가로 144㎝. 1971년 ‘한국근대미술 60년전’을 계기로 창덕궁 창고에서 발견된 「시골소녀」는 이영일의 현존하는 작품 중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다. 현재는 보존 처리되어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춘천(春泉) 이영일은 1920년대부터 30년대까지 채색화 분야에서 활동했던 화가이다. 그는 1925년 조선미술전람회에 수상한 이후 연속 7회에 걸쳐 특선을 하였고 1930년대에는 조선인으로서는 드물게 조선미술전람회 추천작가까지 역임을 한 작가이다. 그러나 해방 이후에는 작품 활동을 하지 않았다.
이 작품은 자고 있는 동생을 포대기에 들쳐 업고 맨발로 서 있는 소녀와 땅 바닥에 떨어져 있는 낱알을 줍고 있는 여동생을 화면 가득히 묘사한 작품이다. 이 주제는 일본 문화통치의 수단으로 운용된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일본인 심사위원들이 강조했던 조선의 풍토를 충실하게 반영한 것이었다.
재료나 기법 면에서도 근대기 일본화의 특징들을 답습하고 있다. 등장인물의 표정이나 자세, 옷차림 등에서 당당하고도 섬세한 표현력이 돋보이며 소녀들의 빨간색 치마와 아기를 업고 있는 푸른색 포대기에서 근대기 채색화의 특징이 보인다. 특히 강약이 없는 단조로운 필선으로 인체의 윤곽선을 그린 기법은 일본화의 표현 양식이 반영된 것이다.
이 작품은 조선미술전람회에서 활약한 이영일의 몇 안되는 작품 중 하나이며 창덕궁에서 발견될 당시 훼손이 심했으나 보존처리되었다. 인물묘사, 구도, 쓸쓸한 정조를 자아내는 분위기 등 전체적으로 당시 일본화풍의 영향을 명료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연구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