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에 유채. 세로 80㎝, 가로 62㎝. 연세대학교박물관 소장. 1927년 프랑스 파리 살롱 도톤느(Salon d’Automne)에서 한국인 최초로 입상한 이종우의 유화 작품이다. 이종우가 프랑스 유학시절 슈하이에프 연구소에서 만난 러시아인 친구 부인을 그린 초상화로, 해부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사실적인 묘사에 중점을 둔 이종우의 절정기 작품이다.
이종우는 우리나라 양화가로는 최초의 프랑스 파리 유학생이다. 1924년 도쿄미술학교[東京美術學校]를 졸업한 뒤, 1925년 파리로 떠난 그는 ‘게랑’이라는 화가가 운영하는 미술연구소와 러시아계 벨라루스 화가 슈하이에프의 연구소에서 3년간 고전주의 기법을 익혔다. 「모부인초상」은 「인형이 있는 정물」과 함께 파리 살롱 도톤느에서 한국인 최초로 입선한 작품이다.
이종우의 프랑스 유학기 작품은 정확한 데생을 바탕으로 한 인물화가 대부분이다. 이 초상화 역시 여인의 풍만한 몸매와 윤곽이 뚜렷한 얼굴 묘사, 안정감 있는 색채 등에서 정확한 인체 묘사와 고전적인 수법을 익히던 시절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특히 굳은 얼굴 표정과 달리 무용수처럼 앞으로 모은 두 팔과 목 부분의 자연스러운 근육 묘사는 해부학과 인체 데생을 충실히 연마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1928년 11월 동아일보 강당에서 열린 귀국전을 통해 처음 국내에 발표되었다. 당시 이 작품을 관람한 김종태는 “살롱에 출진(出陳)되었던 「모부인초상(某夫人肖像)」은 매우 좋은 그림이다. 색채 구도도 좋고 데상도 충실하다. 장중 우수작이다.”라고 평했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이 전시가 열린 후 당시 연희전문학교(지금의 연세대학교) 교감이었던 유억겸(兪億兼)이 이 작품을 5백원에 구입하였는데, 현재는 연세대학교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화면 위쪽 오른쪽에 ‘종우 LEE’라는 사인은 이종우가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파리의 전람회에 출품했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한글로 표기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