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년 김승구 시나리오, 강홍식 연출로 제작된 북한 최초의 극영화로, 1947년 세워진 국립영화촬영소(현 조선예술영화촬영소)에서 자본과 인력을 총동원하여 만든 해방 영화이다.
내용은 소작인 청년 관필이 조선인민혁명군으로 성장하는 이야기이다. 관필의 아버지가 죽자 최주사는 소작을 떼지 않는 조건으로 관필의 가족을 자기네 머슴처럼 부린다. 대신 5년 후에 소작 주던 땅을 불하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정작 5년이 지나자 관필이 자기네 선산의 나무를 베어판다는 이유로 소작을 떼겠다고 억지를 부린다. 관필은 이 사실을 따지러 갔다가 최주사의 아들 인달과 싸움이 붙어 감옥에 간다.
감옥에서 관필은 김선생이라는 인물을 통해 해방을 위해 싸우고 있는 인민혁명군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 둘은 탈옥하여 인민군에 입대한다. 거기에서 정신적, 육체적 훈련을 거친 관필은 간부로 성장한다. 한편 관필이 없는 사이 그의 고향에서는 일제의 수탈이 강도를 더해가 수많은 사람들이 징용에 끌려가고 관필의 약혼녀인 옥단도 공출된다. 관필을 비롯한 인민군의 전투과정과 고향의 비참한 모습이 교차편집 되며, 조선인민군이야말로 민족을 수난에서 구할 수 있는 존재라는 의미를 구축해간다. 해방 후 간부가 되어 돌아온 관필과 공출 갔다 돌아온 옥단의 만남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원래의 제목은 ‘고향’이었는데 김일성의 조언으로 ‘내 고향’이 되었다고 한다. 유경애, 박학, 문예봉 등 월북영화인들이 등장하고, 관필 역의 유원준은 이 영화로 데뷔해 1998년 사망하기까지 북한을 대표하는 남자배우로 활발하게 활동하였다.
북한에서 국립영화촬영소를 설립한 후 처음으로 내놓은 극영화인 만큼 월북영화인들의 힘으로 만들어졌지만, 상업적 경향으로 기울어가던 남한 영화와 달리 사회주의 영화의 형식과 내용을 보여주는 시도를 하였다. 한국의 대표적 감독이자 북한에서 활동한 바 있는 신상옥 감독은 이 영화를 ‘북측영화 중 최고의 작품’이라고 평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