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나라」는 매스게임을 준비하는 두 명의 체조선수 현순과 송연 그리고 그들 가족들의 생활을 2003년 2월부터 촬영하여 8개월 간 기록한 영화이다. 북한 최고의 행사인 전승기념일 매스게임에 참여하게 된 여중생 13살 현순과 11살 송연은 김정일 장군님께 자랑스러운 모습을 선보이기 위하여 열심히 연습한다. 할아버지가 노동자 영웅 집안인 현순네와 아버지가 과학자인 송연네를 통해 소녀들의 학교생활, 매스게임을 준비하는 모습, 북한 중산층의 가정생활, 평양거리의 모습 등이 화면에 등장한다. 장군님을 위해 매스게임 연습에 몰두하는 모습뿐만 아니라, 소녀들이 공부하라는 부모님 잔소리에 짜증을 내고 연습을 몰래 빼먹기도 하며, 가수 흉내를 내는 등의 모습을 통해 북한도 외부 이미지와 달리 여느 사회와 다름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대중이 뉴스를 통해 접하는 북한이 비밀스럽고 군국주의적인 모습인데 비해 이 영화는 일상적 모습으로 평양을 그린다. 정전이 반복되고 식량난이 심각한 북한의 현실과 군사적 상징물, 조형들을 편집해 군사국가의 이미지도 담겨져 있다. 하지만 그런 현실의 다른 한편에서는 소녀들의 꿈이 있고 자식을 성공시키고 싶어 하는 부모가 있는 세계 어느 나라 어느 지역하고도 유사하다는 것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소녀들이 힘들게 준비했지만 결국 기다린 장군님은 마지막까지 매스게임을 보러오지 않았다는 내레이션을 통해 북한을 간접적으로 비판하지만, 영화 전체적으로는 북한에 대해 섣불리 판단내리지 않았다.
북한을 군사적으로 혹은 적대적 국가로 접근하지 않고 소녀들의 일상을 매개로 중립적인 시선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평양국제영화제에서 음악상과 특별상을 수상하였으며, 암스테르담·멜버른·시드니·싱가폴·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되었다. 또 『타임(The Times)』, 『가디언(theguardian)』,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 등 세계 언론으로부터도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