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영화
작품
구효서의 원작 『낯선 여름』을 홍상수가 연출한 극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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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정의
구효서의 원작 『낯선 여름』을 홍상수가 연출한 극영화.
내용

효섭(김의성)은 예술에 대한 환상을 버리지 못한 채 빈둥대며 살고 있는 3류 소설가이다. 어느 날 후배의 출판사를 찾았다가 방치되어 있는 자신의 원고를 발견한 그는 평상심을 잃고 술자리에서 평론가와 한판 싸움을 벌인다. 어이없는 소란으로 파출소까지 끌려가 비루한 자신의 일상과 마주한 그의 탈출구는 유부녀 보경(이응경)과의 불륜이다. 자신을 구속하는 남편 동우(박진성)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보경과 섹스를 통해서라도 남성성을 보상받고 싶은 효섭의 만남은 즉흥적인 행위 자체를 즐기며 열정과 비현실 사이를 오간다. 효섭에게 자신을 진심으로 연모해 자신의 원고 교열을 봐주며 행복을 느끼는 영화관 매표원 민재(조은숙)의 존재는 얄팍한 자존감을 만족시키는 도구일 뿐이다. 그러나 효섭의 어정쩡한 애정생활은 오래가지 못한다. 민재를 좋아하던 민수(손민석)가 질투를 참지 못해 효섭과 민재를 살해한 것이다. 얼마 후 효섭과 함께 멀리 떠나기로 했으나 약속장소에 나가지 않았던 보경이 연인의 집을 찾아 문을 두드리지만 응답이 없다.

의의와 평가

해외 영화제의 러브콜과 국내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은 홍상수의 데뷔작이다. 3억 5천만 원의 저예산으로 제작되었으며, 로카르노 영화제(The Locarno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용호상, 로테르담 영화제(International Film Festival Rotterdam) 타이거상 등을 수상하였다. 1990년대 한국영화계에서의 희귀한 발견이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당시로서는 새로운 포스트 모더니즘적인 형식을 도입한 작품이다. 이는 1990년대에 등장한 코리언 뉴웨이브가 사회적 현실에 천착하는 일종의 계몽적 텍스트로 자리매김 되었던 것과는 비교된다. 일상을 지배하는 욕망과 인정투쟁을 통해 삶의 민낯을 드러내 보이는 이 영화의 독특함은 홍상수 영화의 원형이 되었다.

참고문헌

『한국영화 100선: 「청춘의 십자로」에서 「피에타」까지』(한국영상자료원 편, 한국영상자료원, 2013)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한국영화 1001』(이세기, 마로니에북스, 2011)
『한국영화 전복의 감독 15인』(김수남, 월인, 2011)
『10인의 한국영화감독』(문관규, 집문당, 2004)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www.kmdb.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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