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비단 바탕에 채색. 세로 570㎝, 가로 329㎝. 한국미술박물관 소장. 1882년 6월 초팔일 김시대(金時大)와 그의 자녀들의 시주에 의하여 조성되었다. 전체 화면의 3/4 정도 꽉 차게 거대한 아미타불과 관음보살 · 대세지보살의 삼존을 배치하고, 그 아래 아난존자와 가섭존자, 하단부에 각각 사자와 코끼리 위에 올라탄 문수동자와 보현동자를 두어, 모두 7존의 인물이 묘사된 형식을 취하고 있다. 화면 윗부분이 조금 손상되고 색이 일부 박락되었으나 전체적으로 상태는 양호한 편이다.
본존 아미타불은 키[箕]형의 광배를 지니고 서 있으며 오른손은 다리 아래로 내리고 왼손은 가슴 앞으로 올려 손가락을 마주 잡고 있는데, 오른손이 유난히 길어 어색해 보인다. 머리는 나발(螺髮)로서 육계(肉髻)가 높고 뾰족하며, 중앙에는 큼직한 중간계주(中間髻珠), 정상부에는 원형의 정상계주(頂上髻珠)가 장식되었다. 목에는 삼도(三道)가 표현되었으나 너무 아래로 쳐져 있으며 목이 유난히 굵어 묵직하면서도 둔해 보인다.
얼굴과 노출되어 있는 가슴, 손 등은 일률적으로 노란색을 칠하여 도식화된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와 같은 채색 기법은 19세기 이후 불화에서 나타난 이래 특히 19세기 말 괘불에 자주 보이는 채색 기법이다. 착의법은 화려한 화문으로 옷깃을 댄 대의를 통견식(通肩式)으로 걸쳐 입고 그 아래 군의(裙衣)를 입은 뒤 띠 매듭으로 묶은 형식을 취하고 있다. 대의에는 마치 고려불화에서와 같이 원문으로 문양을 그려 넣었는데, 연당초문(蓮唐草文)이나 보상화문(寶相華文) 등이 아니라 파도문을 그려 넣은 점이 특색 있다.
본존 옆에는 관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협시하고 있는데, 이들은 본존보다 앞으로 나와 본존과 거의 대등한 크기로 표현되어 있어 당당한 느낌을 준다. 두 보살은 모두 녹색의 두광을 지니고 두 손으로 연꽃과 모란꽃 등을 받쳐 들고 서있는데, 관음보살의 보관에는 아미타불, 대세지보살의 보관에는 정병이 묘사되어 있다. 두 보살 모두 본존처럼 육신부를 노란색으로 칠하였고, 본존과 동일한 화려한 화문 깃을 댄 법의 형태의 천의를 걸치고 있다. 특히 관세음보살의 오른쪽 가슴 부근에는 붉은색, 청색, 흰색의 연꽃과 모란꽃으로 장식한 긴 의대(衣帶)를 늘어뜨리고 있어 무척 화려한 인상을 준다.
두 보살의 배 부근 아래 양쪽에는 가섭존자와 아난존자가 시립하고 있는데, 노인형태의 가섭존자는 두 손을 마주한 후 양쪽의 검지를 맞댄 모습이며, 젊은 비구모습의 아난존자는 합장을 하고 있다. 이상의 5존은 화면 아래에 묘사된 노란색의 구름으로 인하여 무릎 아래가 가려져 있으며, 구름 속에 청사자(靑獅子)를 탄 문수동자와 백상(白象)을 탄 보현동자가 서로 마주보고 있는 모습을 묘사하였다. 문수 · 보현보살은 쌍개 머리의 동자형으로, 손에는 각각 연꽃과 여의를 들고 천의를 휘날리며 각각 사자와 코끼리 위에 앉아 있는데 주위에는 노란색의 서운이 이들을 감싸고 있어 천상세계의 느낌을 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화면을 꽉 채워 그리는 19세기 후반 서울 · 경기 지역의 괘불 형식을 답습하고 있다. 화면을 압도할 만큼 큰 삼존불입상을 중심으로 아난 · 가섭존자와 문수 · 보현동자 등의 권속을 묘사한 형식은 1735년에 제작된 봉선사 괘불에서부터 시작하여 남양주 흥국사 괘불(1858), 청계사 괘불(1862), 봉은사 괘불(1886), 불암사 괘불(1895), 지장사 괘불(1901), 봉원사 괘불(1901), 고양 흥국사 괘불(1902) 등으로 이어지는 19세기 후반~20세기 초의 서울 · 경기 지역의 전형적인 괘불 형식을 따르고 있다. 특히 고양 흥국사 아미타삼존괘불(1902)은 당시 경기도 지역의 대표적인 화승이었던 경선 응석(慶船 應釋), 보암 긍법(普菴 肯法), 허곡 와순(虛谷 瓦淳), 범화 윤익(梵華 潤益) 등이 제작한 것으로 이 괘불과 거의 동일한 양식을 보여주고 있어, 한국미술박물관 소장의 괘불 역시 동일한 화승들의 작품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