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면 바탕에 채색. 세로 112㎝, 가로 70.5㎝.영취산(靈鷲山)에서 설법하는 석가모니(釋迦牟尼)를 그린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로서 1884년에 제작되었다. 가로로 긴 화면의 중앙에는 석가모니가 설법하는 모습을 그리고, 그 옆에 네 보살과 사천왕(四天王), 여섯 명의 제자를 배치하였다. 화면의 빈 공간에 채운(彩雲)을 가득 그려 넣어 전체적으로 여백 없이 빽빽한 화면 구성을 보여준다.
본존인 석가모니는 붉은색의 법의를 입고 연화대좌 위에 결가부좌하였으며 양감 있는 얼굴과 당당한 신체로 인하여 건장한 느낌을 준다. 몸에는 통견(通肩)의 법의를 걸치고, 두 손은 왼손을 가슴 위로 올리고 오른손을 배에 댄 채 엄지와 중지를 맞대고 있어 마치 아미타수인처럼 보인다. 이러한 수인은 일반적인 석가모니의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과는 사뭇 다른 것이지만, 조선 후기에는 불상과 불화에서 이같은 수인이 자주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석가모니의 수인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본존의 좌우에는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두 손으로 커다란 연꽃[白蓮]을 들고 본존을 향해 시립하고 있으며, 그 옆으로는 사천왕이 각각 칼과 비파[향우측], 용과 여의주 및 탑[향좌측]을 들고 있다. 이들의 옆과 위로는 2보살과 상체만 드러난 채 합장을 한 제자가 좌우에 각각 3명씩 묘사되었다. 전체적으로 붉은색이 강하게 설채되었으며, 그 외 녹색과 청색, 백색, 황색 등이 사용되었다.
화면의 향우측 하단에 적힌 화기에 의하면 이 불화는 영산전(靈山殿)의 후불상단탱(後佛上壇幀)으로 16나한탱 4폭, 석제환인(釋帝桓因)과 사자탱(使者幀) 각 1폭, 관음탱 2폭 등과 함께 1884년에 일괄적으로 조성되었다. 그리고 상궁 이보전화(李寶典花)와 하정덕혜(河正德慧)의 시주에 의해 동호 진철(東昊 震徹)이 단독으로 그렸다고 전한다. 동호 진철은 19세기 후반~20세기 전반에 서울 · 경기 지역 및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화승(畵僧)이다.
19세기 후반에 왕실의 상궁이 발원하여 제작된 불화로서, 불화의 제작 경위와 조성 연대 등이 정확하게 밝혀져 있다. 횡축의 화면과 단아한 형태, 밝은 주조색 등 19세기 말 불화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는 수작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