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역년통고 ()

조선시대사
문헌
조선 후기의 문신, 정극후가 중국과 한국의 역사를 비교하여 저술하여 1664년경에 간행한 연표 형식의 역사서.
이칭
이칭
역년통고
정의
조선 후기의 문신, 정극후가 중국과 한국의 역사를 비교하여 저술하여 1664년경에 간행한 연표 형식의 역사서.
개설

명나라가 멸망한 해인 1644년 정극후(鄭克後, 1577~1658)가 중국과 한국의 역사를 나란히 비교하면서 작성한 연표 형식의 역사서이다.

편찬/발간 경위

정구(鄭逑, 1543∼1620)와 장현광(張顯光, 1554∼1637)의 문인인 정극후는 1634년(인조 12)에 천거된 이래, 1643년에 대군사부(大君師傅)까지 되었다가 노환으로 사퇴하였다. 그 후 향리에서 강론하며 지내다가 일생을 마쳤는데, 이 때 본서를 편찬하였다.

스스로 밝힌 바에 따르면, 당시 공부하는 사람들이 중국의 역사는 대략적으로 아는 데 비해, 동국의 역사는 잘 모르는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편찬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편찬의 시점이 1644년임을 감안할 때, 명나라 멸망에 따른 비애감과 결부된 대명의리 관념도 저술의 주요한 동기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의 동문인 안응창(安應昌, 1603∼1680)의 발문이 1664년(현종 5)에 작성되었으므로 그 직후에 간행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1809년에 간행된 그의 문집 『쌍봉집(雙峯集)』에 별록으로 첨가된 판본에는 안응창의 발문이 없고, 인조를 성상(聖上)으로 표기하고 있어서 인조대에 이미 간행되었을 가능성이 있다.이외에도 간행 연도를 알 수 없는 목판본도 별도로 전한다.

서지적 사항

1책. 목판본. 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에는 후지(後識)와 안응창의 발문이 수록되어 있으나, 문집에 별록으로 첨가된 판본에는 안응창의 발문이 없다.

내용

요(堯)임금 원년(元年) 갑진(甲辰)년부터 명(明)나라가 멸망한 숭정제(崇禎帝) 17년 갑신(甲申)년까지 중국 역대 제왕의 역사 4001년과 단군 원년 무진(戊辰)년부터 조선 인조 22년까지 한국 역대 제왕의 역사 3977년을 창업과 멸망을 중심으로 요점만 뽑아서 연표 형식으로 간략히 정리하였다.

중국사를 상단에, 한국사를 하단에 두었는데 중국사의 경우 주희 정통론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차별되는 점도 있다. 예를 들어서 오대(五代)의 경우 후량(後粱)과 후당(後唐)의 경우는 갑자(甲子)를 가로로 썼을 뿐만 아니라, 연호까지 기록함으로써 한(漢)·당(唐)·송(宋) 등의 나라와 동일하게 취급한 반면, 후진(後晋)·후한(後漢)·후주(後周)는 제왕과 갑자를 모두 세로로 분서(分書)하고 연호를 기록하지 않음으로써 비정통(非正統)으로 처리한 듯한 인상을 준다.

명나라와 조선 인조대까지 정리한 연표 뒤에는 「동방국도고(東方國都考)」를 첨가하여 한국사 역대 왕조들의 수도 연혁을 상세히 고찰하였는데, 여기에는 한백겸(韓百謙, 1552∼1615)의 지리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의의와 평가

1644년 명·청교체 이후 조선의 지배층은 동아시아 질서의 붕괴를 목도하면서 커다란 충격에 빠졌기 때문에, 이런 초유의 역사적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하려는 사상적인 모색을 시도하였다. 본서의 편찬 시점이 1644년이라는 점에서 명·청교체라는 역사적 사건의 직접적인 산물로 이해할 수 있지만, 주희의 정통론과는 다소 차별되는 인식도 드러난다.

또한, 연표 형식으로 편찬한 데에는 스승이자 『역대기년(歷代紀年)』을 편찬하였던 정구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중국사와 한국사를 상하로 배치하여 역사의 전개 과정과 연관성을 쉽게이해할 수 있도록 한 편집은 조현소(趙見素)의 『기년통고』와도 유사하다.

참고문헌

『제왕역년통고(帝王歷年通攷)』
『기년통고(紀年通攷)』
『쌍봉집(雙峯集)』
『번암집(樊巖集)』
「17세기 중·후반 중화회복의식의 전개와 역사인식의 변화」(허태용, 『한국사연구』134, 2006)
「『제왕역년통고』에 나타난 정극후의 역사인식」(박인호, 『한국사학사학보』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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