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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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말기, 서양에서 유입되어 사용된 방모 직물.
물품
재질
모섬유
용도
양복감|한복감
제작 시기
조선 말기
내용 요약

라사는 조선 말기 서양에서 유입되어 사용된 방모 직물(紡毛織物)이다. 라사라는 명칭의 기원은 포르투갈어 ‘Raxa’이다. 16세기 무렵에 일본으로 건너간 포르투갈인들이 서양의 모직물을 ‘라샤(Raxa)’라고 호칭하는 것을 들은 일본인들이 그 직물의 이름을 한자로 ‘羅紗’라고 표기하면서 라사가 전해지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1900년에 서구식 연미복을 문관의 대례복으로 정하고, 라사를 대례복의 주요 옷감으로 사용하면서 유입되었다. 양복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들어온 라사는 우리나라 전통 복식의 소재로도 사용되었다.

정의
조선 말기, 서양에서 유입되어 사용된 방모 직물.
연원

라사(羅紗)라는 명칭의 기원은 포르투갈어 ‘Raxa’이며, 16세기경에 일본으로 건너간 포르투갈인들이 서양의 모직물을 ‘라샤(Raxa)’라고 호칭하는 것을 들은 일본인들이 한자로 ‘羅紗(ラシャ)’라고 표기하면서 라사가 전해지기 시작하였다. 1607년에 중국에서 간행된 왕기(王圻)의 『삼재도회(三才圖會)』를 18세기 일본에서 보완 · 수정하여 간행한 『왜한삼재도회(倭漢三才圖會)』에서는 라사를 “네덜란드[阿蘭陀, オランダ]로부터 들어온 모직 상품”으로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00년(광무 4)에 고종이 제14호 주7 「문관복장규칙(文官服裝規則)」을 내려 서구식 연미복(燕尾服)을 문관의 대례복(大禮服)[^1]으로 정하면서 라사가 유입되었다. 이 칙령에서 대례복의 상의, 조끼, 바지의 겉감은 짙은 흑감색(黑紺色)의 라사를 소매와 칼라는 연청색(軟靑色)의 라사를 사용하도록 규정하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문헌에 라사라는 명칭이 나타나는 것은 20세기 초부터이다. 『만기요람(萬機要覽)』, 『한양가(漢陽歌)』, 『탁지준절(度支準折)』 등 19세기 문헌까지는 라사라는 이름이 기록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1915년의 『조선휘보(朝鮮彙報)』에 그 명칭이 보인다. 또 조선 말기의 『무오ᄉᆞ월옹쥬아기시생신의복ᄇᆞᆯ긔』에 ‘송화ᄉᆡᆨ유문나사동의복’, 정확한 연도와 제목이 밝혀지지 않은 『의ᄃᆡᄇᆞᆯ긔』에 ‘미ᄉᆡᆨ별문나사단쥬의’, ‘미ᄉᆡᆨ별문나사배ᄌᆞ’라는 구절이 있다. 이때의 옹주는 덕혜옹주(德惠翁主)이며 무오년(戊午年)은 덕혜옹주 탄생 이후인 1918년으로 추정된다.

제복(制服)으로 착용되었던 양복이 일제강점기에 들어서면 민간에 보급되기 시작하였고, 라사는 양복감을 뜻하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제복이나 개인의 양복을 제작하던 양복점들의 상호명에 라사라는 단어가 많이 들어갔다.

양복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유입된 라사는 우리나라 전통 의복의 옷감으로도 사용되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궁중에서 사용한 물품에 대해 기록한 『ᄇᆞᆯ긔』에서는 라사가 주8와 주의(周衣, 주9의 옷감으로 사용되었다. 현대의 전통 한복에서 때때로 치마저고리나 바지저고리는 견직물이어도 두루마기는 모직물로 만들어 입는 것이 여기서부터 비롯되었을 것이라고 본다.

형태와 제작방식

1951년에 간행된 일본의 『섬유사전(纖維辭典)』에 따르면 라사는 주13주10를 사용하고 기모(kimô, 주16 처리를 한 두꺼운 방모 주2인데, 주12주11를 사용한 경우도 있다. 라사는 주14 후에 주15, 기모, 브러싱(brushing) 등의 공정으로 주17가 일어나고, 이로 인해 대개 경위사의 조직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라사의 직물 조직은 주3, 주4, 주5, 주6 등이 있다. 일본의 『섬유사전』에서는 라사의 색상으로 흑색(黑色)과 감색(紺色)이 많으며, 무늬가 있는 것도 있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의 『ᄇᆞᆯ긔』에는 라사의 색상으로 주18주19이 기록되어 있으며, ‘유문나사’, ‘별문나사’라는 명칭이 있어, 무늬가 있는 라사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참고문헌

단행본

이경미, 『제복의 탄생』(민속원, 2012)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의식주생활사전』(국립민속박물관, 2017)

논문

이은진, 『19~20세기 초 견직물에 관한 연구』(이화여자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4)

기타 자료

『동아일보』(1922.02.19.)
주석
주1

이때의 대례복은 황제를 알현하거나 공식적인 의례와 같은 외교활동시에 착용하는 예복.

주2

방모사 또는 여기에 다른 실을 섞어서 짠 모직물. 보풀이 길어 방한 효과가 크며, 외툿감ㆍ나사(羅紗)ㆍ플란넬ㆍ모포 따위가 있다.

주3

씨와 날을 한 올씩 엇바꾸어 짜는 방법. 또는 그렇게 짠 천. 질기고 실용적이어서 많이 쓴다. 광목ㆍ모시 따위가 있다.

주4

직물의 기본 조직의 하나. 날실과 씨실을 둘이나 그 이상으로 건너뛰어 무늬가 비스듬한 방향으로 도드라지게 짜는 방법을 말한다.

주5

옷감을 짜는 방법의 하나. 날실과 씨실을 서로 얽혀 짜지 않고 일정하게 몇 올을 떼어서 짜는 방법으로 표면이 매끄럽고 윤이 나며 주로 양단, 공단 따위의 비단 옷감을 짤 때 쓴다.

주6

겉면과 뒷면의 실이나 짜임새가 다른 천.

주7

임금이 내린 명령. 우리말샘

주8

추울 때에 저고리 위에 덧입는, 주머니나 소매가 없는 옷. 겉감은 흔히 양단을 쓰고 안에는 토끼, 너구리 따위의 털을 넣는다. 우리말샘

주9

우리나라 고유의 웃옷. 주로 외출할 때 입는다. 옷자락이 무릎까지 내려오며, 소매ㆍ무ㆍ섶ㆍ깃 따위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말샘

주10

방모 방적 공정으로 생산한 실. 보풀이 많으며 부드럽고 따뜻하다. 우리말샘

주11

방적 공정을 통하여 길고 품질이 좋은 양털 섬유를 잘 빗어서 짧은 섬유와 불순물을 제거하고 섬유를 평행 상태로 가지런히 하여 꼬아 만든 실. 서지, 우스티드, 모슬린 따위를 짜는 데 쓰며, 소모에 다른 섬유를 섞어서 만든 털실을 이르기도 한다. 우리말샘

주12

천이나 그물을 짤 때, 세로 방향으로 놓인 실. 우리말샘

주13

날실과 씨실을 아울러 이르는 말. 우리말샘

주14

실을 재료로 하여 천을 짬. 우리말샘

주15

비누 용액과 알칼리 용액을 섞은 것에 서로 겹쳐진 양모를 적셔 열이나 압력을 가하고 마찰한 뒤에, 털을 서로 엉키게 하여 조직을 조밀하게 만드는 모직물 가공의 한 공정. 모포, 플란넬 따위의 방모 직물에 쓴다. 우리말샘

주16

모직물이나 면직물의 표면을 긁어서 보풀이 일게 하는 일. 우리말샘

주17

길짐승의 털과 날짐승의 깃을 아울러 이르는 말. 우리말샘

주18

겉껍질만 벗겨 낸 쌀의 빛깔과 같이 매우 엷은 노란색. 우리말샘

주19

소나무의 꽃가루 빛깔과 같이 엷은 노란색.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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