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역대로 편찬, 간행한 문헌들은 거란과 몽고의 침략, 임진왜란, 병인양요, 일제강점기, 무신란, 이괄의 난, 한국전쟁 등의 외침과 내란을 겪으면서 대량으로 훼손되거나 해외로 유출되었다. 또한 이러한 문헌들은 부주의로 일어난 화재나 홍수를 비롯한 각종 자연재해로 인해 전국 각지에서 지속적으로 훼손되었다. 그에 따라 독립된 문헌으로 편찬되거나 간행되었다는 기록은 있으나 지금까지 전해지지 않는 책인 일서가 생겨나게 되었다.
우리나라 문헌의 일서 현황은 전통시대에 편찬된 각종 기록과 현재 국내외에 소장된 고문헌의 목록의 대조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각종 역사 기록과 개인 문집에는 도서의 간행과 유통에 대한 기사가 많이 수록되어 있으며, 보다 전문적인 문헌으로는 전통시대에 편찬된 각종 고목록(古目錄)이 있다.
예를 들어, 1554년에 어숙권(魚叔權)이 초찬하고 1568년에 허봉(許篈)이 속찬한 『고사촬요(攷事撮要)』에는 전국 각 지방에 보관되어 있는 책판의 목록을 고을별로 수록하고 있으며, 1637년에 편찬한 김휴(金烋)의 『해동문헌총록(海東文獻總錄)』에는 임진왜란 직후 낙동강 유역의 명문대가에 소장된 도서의 목록이 분야별로 수록되어 있다. 또한 정조의 명으로 서유구(徐有榘)가 1796년에 편찬한 『누판고(鏤板考)』에는 관청, 서원, 사찰, 민가 등 전국에 산재해 있는 책판의 목록이 수록되어 있다. 이들 고목록을 통해 해당 목록이 작성될 시기에 분명히 존재했던 문헌의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조선 말기에 편찬된 대규모 문헌목록인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의 「예문고(藝文考)」에는 당시 현존하는 문헌 뿐만 아니라 일서의 서목까지 상세히 수록되어 있다. 「예문고」에는 역사분야 목록의 첫머리에 『해동고기(海東古記)』, 『삼한고기(三韓古記)』 등의 서목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들 문헌은 『삼국사기(三國史記)』에 여러 차례 인용된 문헌으로 김부식(金富軾)이 『삼국사기』를 편찬할 때에는 존재했으나 후대에 전해지지 않은 일서이다. 고구려의 『유기(留記)』와 『신집(新集)』, 신라의 『국사(國史)』, 백제의 『서기(書記)』도 마찬가지이다. 이들 일서 가운데 문헌 자료가 풍부한 조선시대의 일서는 관련 자료를 이용한 집일(輯佚)의 과정을 통해 일부 복원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