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일정한 기간이 한 달이다. 고대에는 삭망(朔望), 상현(上弦), 보름[望], 하현(下弦) 등, 즉 달의 위상을 보고 한 달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위상의 주기로 한 달의 길이를 나타낸 것이 삭망월이다. 고대 동아시아와 고대 그리스, 고대 근동에서는 모두 음력 한 달의 길이를 근본으로 한 태음력(太陰曆)'을 사용하였다. 역법(曆法)은 크게 태양의 운동을 기반으로 하는 태양력(太陽曆) 또는 양력(陽曆)과 달의 운동을 기반으로 하는 태음력이 있다. 또한 태음력은 순태음력(純太陰曆)과 태음력에 양력적 요소를 반영한 태음 태양력(太陰太陽曆) 또는 음력으로 구분할 수 있다.
동아시아의 음력에서 한 달을 정하는 방법으로 평삭법(平朔法)이 있다. 1삭망월은 약 29.53일이다. 2개의 삭망월은 약 59일인데, 만약 어느 한 달을 30일로, 그다음 달을 29일로 하는 식으로 번갈아 반복하여 달력을 만들면, 달의 모양이 변하는 주기와 평균적으로 비슷하게 된다. 30일짜리 한 달을 대월(大月)이라 하고, 29일짜리 달을 소월(小月)이라고 한다. 이렇게 1년 12달을 대월과 소월로 번갈아 배치하여 달력을 만드는 것을 평삭법이라고 한다. 1삭망월의 길이가 세월이 지나도 거의 변하지 않고, 먼 고대부터 대월과 소월을 반복하며 달력을 만들었기 때문에, 이 평삭(平朔)을 본래 경삭(經朔)이라 불렀다.
동아시아에서 평삭법의 한 달의 시작은 밤에 달이 보이지 않는 합삭일(合朔日)을 초하루로 삼는다. 그러나 고대 바빌로니아나, 고대 그리스에서는 달의 시작을 해가 진 후 초승달이 처음 보이는 날로 정하였다. 이는 동아시아와 비교해서 23일 늦게 달의 첫날이 시작되는 것이다. 중국에서도 주(周) 나라 초기에는 이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 후 전국시대(戰國時代)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사분력(四分曆)은 평삭을 매월의 1일로 하여 평균 삭망월을 기준으로 큰 달과 작은 달을 번갈아 배치하였다. 중국에서 평삭법은 당(唐, 618907)나라 이전까지 사용되었다.
평삭법은 초하루가 아닌 전달 그믐에 일식이 발생하곤 하였다. 그래서 동아시아에서 정삭법(定朔法)이 발달하였는데, 이는 달의 실제 운동을 기초로 하여 한 달을 정하는 방법이다. 후한(後漢) 시대에 이르러 달의 근지점 이동과 함께 달이 실제 움직이는 매일의 행도(行度)가 알려지게 되었다. 420년경 원가력(元嘉曆)의 제작자인 유송(劉宋)의 하승천(何承天, 370447)은 달의 실제 운동을 고려하여 정삭을 계산하고 이에 따라 월의 대소를 정할 것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이 법을 반대하는 세력 때문에 스스로 이 제안을 철회함에 따라 그의 역(曆)에 채용하지는 못하였다. 그 후 6세기 중반에 태양의 부등 운동(不等運動)이 알려지면서 태양과 달의 실제 위치를 고려하여 정삭을 계산하게 되었다. 정삭법은 수(隋, 581619)의 유작(劉焯, 544~610)이 만든 황극력(皇極曆, 604)에 처음으로 채용되었으나 시행되지는 못하였고, 당(唐)의 부인균(傅仁均)이 제작한 무인력(戊寅曆)에 와서야 그 시행을 보게 되었다. 그러나 무인력은 정관(貞觀) 19년에 해당하는 645년 9월 이후에 큰 달이 4회, 작은 달이 3회 연속되는 일이 일어나 정삭법을 잠시 중단하고 다시 경삭법을 사용하게 되었다.
무인력 다음에 시행된 이순풍(李淳風, 602670)의 인덕력(麟德曆)은 사대삼소(四大三小)가 일어나지 않게 정삭법에 약간의 편법을 사용하였는데, 이 방법을 진삭법(進朔法)이라 한다. 진삭법은 그믐날에 일식이 일어나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합삭이 오후 6시가 되면 다음 날을 삭으로 정하는 방법으로 원(元, 12711368)의 수시력(授時曆)에 와서 폐지되었다.
조선시대 역법 계산에서 날짜를 구성할 때, 먼저 경삭(經朔)의 일시분(日時分)을 구한다. 직전 해의 동지(冬至)가 있는 달의 경삭을 구하고, 그 이후부터 오는 다음 달들의 경삭을 구하는 것이다. 이를 구하기 위해 1삭망월의 상수를 정의하는데, 『칠정산내편(七政算內篇)』과 『중수대명력(重修大明曆)』은 삭책(朔策)이라고 부른다. 『칠정산내편』에서는 삭책의 반이 망책(望策)이고, 망책의 반이 현책(弦策)이다. 『중수대명력』에서는 현책 대신 상책(象策)이라고 한다. 동지가 속한 첫 경삭일을 구하면, 현책이나 상책을 누적하여 더한다. 경삭일부터 이렇게 누적해서 더하여 얻는 상현, 보름[望], 하현을 각각 경현일(經弦日), 경망일(經望日), 경현일이라고 부른다. 즉 달의 평균 운동 상수로 현망(弦望)의 날짜를 구한다. 이제 그 달의 하현인 경현일에 다시 현책 · 상책을 더하면 다음 달의 경삭일이 계산된다. 이렇게 반복해서 매달의 경삭일을 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