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오광대는 경상남도 김해시 한림면(구, 이북면)을 중심으로 전승되던 가면극이다. 김해오광대가 전승되기 시작할 때는 19세기 말로 추정되며 영남 지역에서 전승되는 야류 · 오광대와 영향 관계가 깊다.
전승이 중단되었던 김해오광대는 1983년경 류필현 당시 김해 문화원장의 주도로 복원이 시작되었다. 1930년대 송석하가 수집한 탈(종가 양반, 애기 양반, 말뚝이, 선산 양반, 어딩이, 포졸, 큰이, 작은이, 노름꾼1·2·3, 주색)이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었고, 최상수 채록본도 존재하였으며 연희에 참여했거나 구경했던 사람들이 생존해 있었기에 복원할 수 있었다. 김해오광대 본 공연 시작 전에 탈고사를 지내는데 이때 탈뿐만 아니라 송석하, 최상수, 류필현 세 사람의 사진도 진설했다.
김해오광대의 유래에 대해서는 밤마리오광대와 가산오광대에 전해지는 것과 비슷한 내용의 전설이 있다. 낙동강가에 위치한 마을에 어느 날 궤 하나가 떠내려 왔다. 그 궤 안에 김해오광대 대본과 탈이 실려 있었고, 그 후부터 김해오광대를 놀게 되었다고 한다.
전체 구성은 제1과장(중 마당), 제2과장(노름꾼 마당), 제3과장(양반 마당), 제4과장(영노 마당), 제5과장(할미 · 영감 마당), 제6과장(사자무 마당) 등이고, 등장인물은 노름꾼 1, 노름꾼 2, 노름꾼 3, 노름꾼 4, 주색탈, 무시르미(인형), 포졸, 어딩이, 종가 양반, 모양반, 애기 양반, 상주 선산 양반, 말뚝이, 영노, 할미, 영감, 큰이, 작은이, 의원, 봉사, 무당, 상두꾼 앞 소리, 상두꾼, 사자 머리, 사자 몸통(등), 사자 꼬리, 담비 등이다. 김해오광대의 춤사위는 덧뵈기춤이 주를 이루고 가락은 덧뵈기가락이다.
김해오광대는 길놀이와 탈고사에 이어 본 과장이 시작된다.
1과장 중 마당에는 노장과 상좌가 등장한다. 굿거리장단 연주에 맞춰 노장과 상좌가 등장하여 춤을 추는데, 상좌는 사각형의 하얀 비단 수건을 들고 춤을 추고 노장은 노장 지팡이를 들고 춤을 춘다. 노장은 상좌에게 접근하여 상좌의 몸이나 다리를 만지는 등 유혹적 행동을 한다. 노장은 상좌의 다리 사이로 들어가기도 한다. 상좌가 들고 춤을 추던 하얀 비단 수건이 떨어지자, 노장은 그 수건을 주워 자신의 몸에 비비거나 냄새를 맡기도 한다. 노장은 목에 걸었던 굵은 염주를 상좌의 목에 걸어주면서 유혹한다. 상좌는 노장의 유혹에 넘어가 서로 상응하는 춤을 춘다. 이때 멀리서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하는 중타령이 들려오고, 노장과 상좌는 자신들의 행동을 반성하는 듯 합장 배례하고 퇴장한다.
2과장 노름꾼 마당에는 노름꾼 4명과 주색, 어딩이, 무시르미, 포졸이 등장한다. 노름꾼 4명의 탈 색깔이 주색 탈 색깔과 함께 오방색을 이룬다. 오방색은 무시르미가 들고 나오는 천연두 퇴치 기원 깃발과 연계되어 노름꾼 마당의 벽사성을 드러낸다.
노름꾼 4명이 먼저 등장하여 투전판을 벌이고 이후, 주색이 등장한다. 주색은 술병을 허리춤에 매달고 비틀거리며 노름꾼 주변을 돌다가 누워 자기도 한다. 이어, 어딩이가 무시르미를 등에 업고 등장한다. 포졸이 창을 들고 등장하여 순라를 돌지만 투전 놀이 를 단속하지 않는다. 노름꾼들이 투전 놀이에 집중하는 사이 어딩이가 투전 놀이판 돈을 훔쳐 도망간다. 노름꾼들은 어딩이가 훔쳐 갔다고 판단하고 어딩이를 잡아 오지만, 어딩이는 무시르미 병 치료에 돈을 모두 썼다고 한다. 노름꾼들은 어딩이를 폭행하고 포졸은 돈을 훔친 어딩이를 포박하여 데리고 가고 무시르미도 따라간다.
3과장 양반 마당에는 양반 3명과 말뚝이가 등장한다. 양반 3명은 종가 양반, 모양반, 애기 도령이다. 종가 양반은 흥겹게 노는 소리에 괴롭다며 불평을 늘어놓다가 말뚝이를 부른다. 말뚝이에게는 과거 시험을 보러 갈 준비를 하라며 괴롭히다가 말뚝이에게 양반 존재를 오히려 폄훼당한다. 말뚝이도 종가 양반을 찾아다녔다면서 종가 양반 이상의 사설을 길게 늘어놓는다. 뿐만 아니라 종가 양반의 집에서 양반의 부인과 통정했다고 주장한다. 말뚝이는 종가 양반을 아들 취급하기도 한다. 이에 양반들은 망했다면서 퇴장한다.
4과장 영노 마당에는 상주 선산 양반과 영노가 등장한다. 영노는 대국에서 양반 아흔아홉 명을 잡아먹었고, 이제 조선의 양반 한 명을 더 잡아먹겠다고 한다. 상주 선산 양반은 자신이 양반이 아니라고 부인하면서 손에 들었던 부채를 떨어뜨리는데, 그것을 다시 주우려는 갖은 노력에서 해학성이 드러난다. 영노와 상주 선산 양반은 마지막에 화해한다.
5과장 할미 · 영감 마당에는 큰이, 작은이, 영감, 의원, 봉사, 무당, 상두꾼 등이 등장한다. 할미는 큰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큰이와 영감은 각각 상대방을 찾아다니다 재회한다. 이어, 영감은 작은이를 데려왔다고 고백한다. 작은이에 대한 큰이의 질투가 고조되는 가운데 영감은 큰이에게 두 아들 소식을 묻는다. 큰이는 두 아들 모두 죽었다고 하자 홧병이 나서 기절한다. 작은이는 도망가고 큰이는 영감을 살리고자 노력하지만 영감은 죽는다. 영감을 위한 오구굿을 하고 장례를 치른다.
6과장 사자 마당에는 사자와 담비가 등장한다. 담비가 먼저 등장하여 흥겹게 마당을 왔다 갔다 할 때 사자가 등장한다. 담비는 앉아 있는 사자에게 다가가 꼬리 당기기, 이리저리 방향틀기, 건들기, 얼굴 만지기, 몸통 만지기를 하며 사자를 자극하다 사자에게 잡아먹힌다.
김해오광대는 김해시에서 전승된다. 인근의 야류와 오광대에 영향을 받아 전승이 시작되었다. 김해오광대에서는 첩의 출산이 없으며 할미가 아닌 영감이 죽는다.
중 마당에서 노장은 속화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불교를 비판하는 내용과 함께 다양한 인간 성격을 보여준다. 노름꾼 마당은 일상의 소중함과 민속 신앙적 요소를 함께 보여준다. 양반 마당에서 양반들은 말뚝이 함께 등장하여 원을 그리며 다양한 춤사위 속에서 조화롭게 춤을 추기만 할 뿐 말뚝이가 겨누는 비판의 날을 인식 못해 풍자적이다.
영노 마당은 해학적이고 선언적이다. 김해오광대에서의 양반은 등천이라는 고귀한 목적에도 활용되지 못한다. 양반은 이제 신분 체제에서 하찮은 존재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세상 이치에 대한 판단력을 상실한 존재가 양반인 것이다. 할미 · 영감 마당은 영감이 죽은 내용을 담고 있지만 슬픈 내용보다 큰이가 우왕좌왕하는 행동, 작은이를 질투하는 행동, 영감을 살리려는 행동에서 해학성이 표현된다. 사자 마당은 벽사적 요소와 함께 관객들에게 흥미로운 요소를 제공하려는 공연적 요소를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