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오광대는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 지역을 중심으로 전승된다. 밤마리의 주1 연희를 모방 재연하면서 시작되었다. 밤마리오광대가 마산 시장에서 공연하는 것을 보고 배웠는데 공연 며칠 전 공연 홍보를 위해 울산 서낭당각시를 들고 마을을 순회하기도 했다.
마산오광대는 음력 3월 주13나 4월 초순에 풍어제인 별신굿(3년마다 소제, 10년마다 대제 거행)을 한 뒤 자산동 놀이터(서원골)에서 공연하였다. 자산동 타작 마당에서 주2를 주3하고 연희자 일동이 산신제 고사를 지내 동네가 무사태평하고 오광대 공연을 무사히 마치게 해 달라고 기원할 뿐만 아니라 예전 주8들의 혼령을 위로하였으며, 무녀를 불러 주6를 지내고, 주4을 차려놓고 참가자 전원이 느린 굿거리장단에 맞추어 주5을 한바탕 추었다. 이처럼 마산오광대도 산신제와 별신굿과 거리제와 같은 동제나 무당굿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제의적 맥락과 민속 신앙적 의미를 지닌다.
마산오광대는 1. 오방신장 마당, 2. 중 마당, 3. 문둥이 마당, 4. 양반 마당, 5. 영노 마당, 6. 할미 · 영감 마당, 7. 사자 마당 등 7마당으로 구성된다. 오방신장과장을 시작하기 전에 산신제 · 거리제 · 탈고사격의 덧배기춤 한 마당을 춘다. 등장인물로는 황제 · 청제 · 백제 · 적제 · 흑제 주7, 노장, 상좌, 문둥이, 청보 양반, 차 양반, 눈멀이떼, 턱까불, 콩밭골손, 초라니, 홍백), 말뚝이, 영노, 영노양반, 영감, 할미, 제물집, 사자, 담비 등이다.
첫 번째 오방신장 마당은 오방을 수호하는 방위신인 오방신장의 등장으로 시작한다. 오방신장 다섯이 패랭이에 흰 깃털을 네 개씩 꽂아 쓰고, 긴 소매 달린 두루마기를 입고 나온다. 황제 신장이 가운데 자리를 잡으면 청제 신장, 백제 신장, 적제 신장, 흑제신장이 각각 동서남북 방향에 위치한다. 네 신장이 중앙의 황제 신장에게 고개를 숙여 절을 한 뒤, 타령장단과 굿거리장단에 맞추어 인간과 신을 연결하는 춤을 엄숙하게 춘다.
두 번째 중마당은 고깔을 쓰고 소매에 홍백 달린 두루마기를 입은 상좌가 앞에, 그 뒤에 송낙을 쓰고, 장삼을 입고, 가사를 두르고, 목에 염주를 걸고, 팔목에는 환주를 끼고, 허리에 붉은 띠를 맨 노장중이 타령장단에 맞추어 나와 사방으로 돌아보면서 춤을 춘다. 노장의 파계는 없다. 노장의 춤은 주로 느린 타령장단에 따라 춘다. 불도를 닦는 스님의 수행 과정을 표현하는 듯 춤은 정적인 편이며, 중간에 다소 역동적인 춤사위도 섞인다.
세 번째 문둥이 마당은 문둥이가 대사 없이 소고춤을 춘다. 문둥이는 한 명이다. 주9를 입고 패랭이를 쓴다. 한 쪽 다리를 걷어 올리고 왼손에 북을 들고 오른손에는 북채를 쥐고 양팔을 오므린 채 험상궂은 문둥이 탈을 가리고 타령장단에 맞추어 등장한 뒤 가렸던 팔을 떼고 수그렸던 얼굴을 들고는 타령장단에 맞춰 한바탕 춤을 춘다.
네 번째 양반 마당은 청보 양반, 차양반, 홍백, 눈멀이떼, 턱까불, 초라니, 콩밭골손, 말뚝이가 등장한다. 양반을 따라 말뚝이가 들어온다. 말뚝이는 손에 채찍을 들고서 타령장단에 맞추어 춤을 추면서 나온다. 일동은 함께 어울리며 굿거리장단에 한바탕 춤을 추고 논다. 춤을 추고 나서 양반들은 말뚝이를 호출한다. 양반이 주10을 못 이기어 말뚝이를 불렀는데, 이에 불만을 품고 말뚝이가 양반의 이마를 채찍으로 때린다. 말뚝이를 불러 신분적인 상하 관계를 분명히 다지려는 양반에게 말뚝이가 정면으로 저항하고, 말뚝이가 폭력으로 청보 양반을 공격하여 청보 양반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다른 양반들은 이를 통쾌하게 여긴다.
다섯 번째 영노 마당은 영노가 대국에서 양반 아흔아홉 명을 잡아먹고 양반 한 명을 더 잡아먹으러 왔다면서 영노 양반에게 달려든다. 영노 양반은 이를 모면하려고 요리조리 피한다. 영노가 양반의 부채를 빼앗으려 하고 양반이 잃어버린 부채를 다시 찾는 과정이 해학적이다. 겨우 살아난 양반은 이제 살아난 듯 단가를 부른다. 이 때도 영노는 양반을 공격한다. 양반이 영노에게 부채를 빼앗겼으나 다시 찾기는 하지만 영노의 공격에 다시 고통받는다. 영노는 영노 양반을 감싼 채 퇴장한다.
여섯 번째 할미 · 영감 마당은 할미가 집을 나간 영감을 찾고자 산신제를 지내고 만나게 된다. 하지만 영감에게는 제물집이라는 첩이 생겼다. 할미는 물레를 돌리는 등 삶에 충실했지만, 영감의 가출과 첩의 등장으로 풍파를 겪는다. 할미는 제물집과 귀가한 영감 때문에 질투심을 느끼던 중 제물집이 아이를 낳자 할미는 태어난 아이를 죽인다. 이에 격분한 영감이 할미를 살해한다. 영감은 첩과 함께 떠나고 할미의 장례를 치른다.
일곱 번째 사자 마당은 사자와 담비가 등장한다. 먼저 담비가 타령장단에 맞추어 춤을 추면서 나오고, 이어 사자가 타령장단에 맞추어 고갯짓을 하고 꽁지도 치면서 나와 무대 한가운데에 몸과 목을 움츠리어 앉는다. 잠시 그렇게 한 뒤에 주11를 하면서 벌떡 일어나 고갯짓과 꼬리짓을 하면서 노는데, 이때에 담비가 사자 좌우로 돌아다니면서 약을 올리자, 사자가 기회를 엿보다가 마침내 담비를 잡아먹고는 역시 타령장단에 맞추어 춤을 추면서 한바탕 논다.
오광대 · 들놀음에 반주하는 장단은 대본에서는 염불, 타령, 굿거리, 도도리, 세마치, 중머리, 단머리 등이나, 지방 및 그 과장 연출에 따라 다르기도 하다. 사용 악기는 북, 장고, 해금, 젓대, 피리, 꽹과리, 징, 좌고, 날라니 등이며, 춤은 진춤, 문두이춤, 사자춤, 담비춤, 범춤, 양반춤, 중춤, 북춤, 손춤 등이다. 탈은 대개 박으로 만든다. 사자와 담비는 대나무 소쿠리로 만든다.
마산오광대를 마산별신굿에서 연행하였다는 점에서 성황신제 가면극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 거리제를 하회별신굿처럼 했다는 증언에서도 이런 특성이 나타난다. 하지만 마산오광대는 봄철 풍어를 위한 주12와 관계가 있었고 시장통 공연과 관계되는 점에서 상당한 오락성을 지닌 채 연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음악 반주로 인근 농촌 지역의 오광대 특성과 다소 다른 악기 구성을 보인다. 해금, 대금, 피리, 좌고 등도 연구 악기다. 이는 오광대의 일반적 악기 구성이 아니다. 전승 역사에서 인근의 오광대보다 먼저 시작하였지만 전승의 맥이 분명하지 않아 현재 완전한 복원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마산오광대는 다른 지역의 가면극과 전체적 주제에서 일맥상통하지만, 노장 과장의 경우 불교를 비판하는 내용은 없다. 노장의 춤에서는 불도를 닦는 한 인간의 엄숙한 삶의 모습을 읽을 수 있다. 다소 신명을 느끼게 하는 춤이 없지는 않으나, 이를 노장의 일탈적 행동과 연결 지을 근거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