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대는 경상남도에 전승되는 가면극을 통칭하는 용어로 그 발상지는 경상남도 합천군 덕곡면 밤마리로 전해진다. 이후 경남의 주1, 주2, 주3, 주4, 주5, 주6, 주7, 주8, 주9 지역으로 전파되었다고 한다. 경남 지역의 가면극을 오광대라고 지칭하는데 주10 지역에서 전승되는 가면극은 ‘야류’라고 칭한다.
옛 연희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밤마리에서 연희되던 오광대가 다른 지역으로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상남도 각 지역에는 마을 의례 과정에서 놀던 소박한 형태의 가면놀이가 없지는 않았다. 이 가면놀이는 일정한 형식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오광대의 직접적 주11는 아니다. 그렇지만 밤마리오광대가 전해지면서 각 지역의 소박한 가면놀이는 오광대를 완성시키는 작은 디딤돌 하나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오광대의 원조격인 밤마리오광대는 현재 복원 노력 중에 있다.
오광대가 성황리에 연희되던 당시의 밤마리에는 대략 3백호 정도가 거주하였고 조창이 있던 장터였다. 이 장터를 배경으로 전문 연희패인 대광대가 활동하였다. 주12같은 연희패는 전국적으로 분포했는데 경남 지역에는 밤마리를 비롯해 의령 · 신반의 대광대패, 진주의 솟대쟁이패, 남해 화방사의 중매구패, 하동 목골 사당패 등이 존재했다.
이들의 연희 종목 중에 오광대 가면극도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밤마리 대광대패의 연희가 출중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 탓에 경남의 다른 지역 사람들이 밤마리 대광대패의 오광대 연희를 보고 혹은 밤마리 대광대패의 순회공연을 접하고 자기 지역의 토착 연희를 형식화하였다.
현재 전승되는 오광대는 통영오광대, 고성오광대, 가산오광대, 진주오광대, 김해가락오광대이다. 각 지역의 오광대는 주13를 구성하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공연을 한다. 밤마리오광대와 마산오광대, 의령신반오광대도 보존회를 결성하여 현재 복원 노력 중이다.
오광대는 여러 가지 의미로 논의된다. 다섯 광대의 연희라는 의미 혹은 전체가 다섯 마당으로 구성되었기에 오광대라고 칭한다는 견해가 있다. 오광대에 등장하는 광대들이 5명 이상이지만 주요 등장인물인 핵심 양반이나 신장(장군), 주14, 주15이 다섯 명인 까닭에 오광대 연희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가산오광대와 마산오광대는 7개 마당이지만 나머지 오광대는 5마당으로 구성되었다. 또한 오행 사상에 근거한 오방 개념이 반영된 의미로 볼 수도 있다. 오방은 동서남북의 네 방위에 중앙의 의미를 포함한 용어로 이 세상 전부를 의미한다. 오광대놀이, 오방신장 과장, 다섯 문둥이에 오방의 의미가 반영되었다. 신장은 무속의 신이다. 무속의 신이 오행 사상과 결합되어 오광대에 주16, 주17이라는 민속 주18의 의미를 포함시켰다.
통영오광대에서는 풍자탈 과장에 양반이 등장하는데 오방을 상징하는 다섯 색깔의 의상과 탈을 사용한다. 풍자탈 과장에는 주19와 주20도 등장한다. 고성오광대에서는 오광대놀이 과장에서 황제 양반 등 오방을 상징하는 다섯 명의 양반이 황색, 청색, 백색, 적색, 흑색 등의 도포를 입고 나와 말뚝이와 대립한다. 가산오광대와 마산오광대, 밤마리오광대에서는 오방신장무 과장에 황제 장군 등 오방을 상징하는 다섯 명의 장군이 황색, 청색 등의 도포를 입고 나와 춤을 춘다. 진주오광대에서 문둥이광대 다섯이 등장한다. 문둥이 가면은 오방색으로 만들어졌다. 김해가락오광대에서는 진주오광대의 다섯 문둥이에 해당하는 배역이 등장하지만 문둥이는 아니다.
오광대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줄거리로 된 연희가 아니라 주제와 내용이 서로 다른 몇 개의 과장으로 구성되었다. 5개의 오광대(통영 · 고성 · 가산 · 진주 · 김해)가 국가유산으로 지정되어 전승 중에 있고 2개의 오광대(밤마리 · 마산 · 의령 · 신반)가 복원 노력 중인데 유사한 점과 변별되는 점이 각각 여러 가지다. 이 중 유사한 점으로는 주21와 주22, 주23을 주24로 하여 삶의 비극적 요소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 전체 주제도 권위적 신분 제도에 대한 비판, 벽사진경, 처첩 갈등, 다산 기원, 욕망의 대리 충족 등으로 서로 유사하다.
오광대는 춤, 반주, 대사, 노래를 근간으로 연희되며 흥겨운 한마당을 제공하는 유희적 목적과 축제적 의미를 담은 굿적 요소, 시대 인식과 윤리적 덕목을 강조하는 주25 목적을 내재시켰다. 등장인물들은 대개 주26에 맞추어 등장하고 굿거리장단에 따라 춤을 춘다. 춤과 반주는 영남 주27의 전통춤 양식과 가락을 많이 반영하고 있으나 양반 풍자를 위한 형식적 기교와 대사 내용은 산대탈놀이의 형태를 반영하며 농악의 잡색놀이 형식도 반영한다. 반주곡은 대개 굿거리이며 네마치의 굿거리 외에 주28, 염불, 타령, 도드리 등 장면에 따라 곡을 바꾸어 가며 연주한다.
주로 사용하는 악기는 꽹과리 · 징 · 북 · 장구 · 태평소 등이다. 기본 춤사위는 주29으로 이것은 영남 지방의 향토무를 지칭하는 이름인데 덧보이도록 고안된 춤사위라는 주장도 있고, 덧나는 것을 제거하려는 목적으로 추는 주30라는 주장도 있다.
오광대의 연출 형태는 다른 가면극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악가무희(樂歌舞戱)가 동시에 어우러지도록 짜여진다. 그중에서도 춤과 재담이 주를 이루고 음악 연주와 노래가 배경을 구성한다. 춤은 염불 · 타령 · 굿거리 등 민속 음악에 쓰이는 반주곡들에 의하여 추어지지만, 그 음악도 역시 지방적 특색을 나타내고 있다. 오광대 춤 중에서 말뚝이춤은 건무(健舞)에 가까운 활발한 것이었으나 지방에 따라 후대로 내려오면서 차츰 완만한 춤으로 변화되었다. 연희 시기는 처음에는 종교적 의의와 결부된 정월 보름 날 전후를 중심으로 행하여졌으나, 나중에는 보다 놀기 좋은 3월 보름과 4월 초의 봄놀이 철, 9월의 단풍놀이 철로 바뀌어 오락적 연희로 변모되었다.
오광대의 등장인물은 말뚝이, 신장, 양반, 문둥이, 노름꾼, 영감, 할미, 제자각시(제밀주 · 제물집 · 서울애기 · 작은이 · 작은애미), 영노(비비), 승려( 노장/ 주31/ 조리중), 주32, 무시르미, 주33, 선녀, 봉사, 무당, 사자(담비) 등이다.
오광대는 독립된 마당 구성, 문둥이 등장과 역할, 양반의 구성, 영노의 등장이 서로 유사하다. 이런 점은 부산의 야류와도 유사한 점이 있다. 오광대의 대사 구성이나 형식적인 면은 서울 · 경기와 황해도 지역의 가면극과도 유사한 측면이 있다.
오광대의 주제나 내용은 삶에 대한 통찰, 권위적 신분제에 대한 풍자와 비판, 처첩 갈등, 불교 비판, 욕망 해소, 오락 제공 등이다. 이 부분은 야류나 산대극 계통의 가면극과도 유사하다. 오광대의 삶에 대한 통찰은 인간 존재에 대한 통찰이라고 할 수 있다. 기쁘고 슬픈 인생의 여러 측면을 연희로 보여 주는 것이다. 인간 내면에 존재하지만 억압되고 있던 주34적 요소를 해소시키는 내용도 포함한다. 욕망 해소를 위한 이런 장치들은 삶을 더 정확하게 바라보게 하는 리얼리즘적 요소를 담은 것이다. 관객이 있어야 연희가 성립되는 만큼 관객을 즐겁게 하려는 오락적 요소도 적절히 포함된 점도 오광대의 특징이다.
권위적 신분 제도에 대한 풍자와 비판은 양반에 대한 비판과 풍자를 통해 이뤄진다. 양반에 대한 풍자와 비판은 말뚝이를 통해 이뤄진다. 그런데 양반과 말뚝이가 같이 등장하는 과장에서 대사 내용은 상호 대립적이지만 주35가 이뤄질 때는 조화로움을 보여 준다. 가산오광대에서 영노를 총으로 쏘아 죽이는 장면도 넓게 보아 권위적인 요소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