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비단바탕에 채색. 1990년 12월 5일 전라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도갑사 수미왕사비(전라남도유형문화재, 1987년 지정)에 의하면 수미왕사는 조선 세조 때의 승려로 13세에 출가하여 도갑사, 법주사 등으로 돌아다니며 경전 공부를 하다가 다시 도갑사로 들어와 황폐한 절을 중창하였고, 불경언해기구인 간경도감(刊經都監)에서 불경을 번역하는 일을 했다. 세조는 그에게 묘각(妙覺)이라는 시호를 내리고 왕사로 책봉하였다고 한다.
이 진영은 도갑사에 함께 봉안되어 있는 도선국사진영(전라남도유형문화재, 1990년 지정)과 거의 유사한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도선국사상이 우향(右向)하고 있는데 반하여 수미왕사진영은 좌향(左向)한 모습을 그린 점이 다르다.
스님은 의자에 결가부좌하고 앉아 두 손을 무릎 위에 두어 무릎과 수평으로 불자(拂子)를 잡고있는 모습인데, 짙은 청색의 가사를 걸치고 겉에 붉은 장삼을 입고 있다. 왼쪽 어깨부분에는 가사를 묶은 금구장식이 표현되었으며, 밑으로 흘러내린 옷자락은 의자 위에서 정연하게 마무리되었다.
의자 아래에는 화문석이 깔려있고 화문석에는 다양한 기하학적인 문양이 잔잔하게 묘사되었다. 황색의 바탕에 녹색과 적색, 청색이 주조색을 이루며, 얼굴과 손은 호분으로 칠하였으며 얼굴의 묘사가 섬세한 편이다.
화면의 왼쪽(향우)에는 주칠(朱漆)의 화기(畵記)란을 만들어 ‘守眉王師眞影’이라고 적어놓았다. 이 작품은 도선국사진영과 거의 거의 동일한 형식을 취하고 있는 작품으로서, 제작연대는 도선국사진영과 같은 19세기경의 작품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