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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의 문신 정간(鄭幹)의 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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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조선 후기의 문신 정간(鄭幹)의 영정.
구성 및 형식

1984년 경상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비단 바탕에 채색. 경상북도 영천시 녹전동 북계영당(北溪影堂)에서 관리하고 있다. 정간의 영정은 정면관(正面觀 : 앞에서 바라본 모습)의 의자에 앉은 전신상으로서 대체로 18세기 초·중반경의 도상을 보여 주고 있다.

내용

이 초상화의 화법은 당시 중앙의 일급 초상화들과 비교할 때 다소 수준이 떨어지고 이질적인 요소들이 적지 않다. 얼굴은 분홍색을 배채하고 다시 위에 분홍색을 불투명하게 칠하였다. 그 다음 갈색 필선을 사용하여 윤곽선과 큰 주름선을 묘사하고 붉은 필선을 사용하여 가는 세부 주름을 묘사하였다. 그 뒤 갈색을 약간 선염(渲染 : 색칠할 때 한쪽을 진하게 하고 다른 쪽으로 갈수록 엷고 흐리게 하는 일)하여 명암을 표현하되 명암 표현이 매우 미약하고 적은 편이다.

사모는 검은색 먹선으로 윤곽선을 그리고 그 내부를 명암 차이가 전혀 없는 농묵(濃墨 : 짙은 먹물)으로 칠했다. 사모 날개는 중묵(中墨)으로 잠자리 문양을 입체감 있게 묘사한 뒤 담묵(淡墨 : 진하지 않은 먹물)으로 칠했다. 단령은 물기가 적은 농묵의 필선으로 윤곽선과 주름선을 묘사하였다. 주름의 숫자가 적어 간략한 편이고 직선화된 곡선을 주로 써서 꺾임을 강조한 편이다. 채색은 물기가 적은 짙은 녹색을 다소 텁텁하게 담채(淡彩)하고 주름선 주변에 전혀 명암 표현을 넣지 않았다.

운문(雲文 : 구름무늬)은 농묵 선묘(線描)로 문양을 묘사한 뒤 문양 내부를 약간 밝은 녹색으로 남기고 문양 외부의 바탕을 더 짙은 녹색으로 칠했다.

소매와 목 부분에 보이는 내의(內衣)는 흰색을 배채하고 다시 위에서 흰색을 칠했다. 다리 좌우의 옆 자락 트임에는 청록색과 자색(紫色)으로 칠했다. 보상화문이 장식된 삽은대를 착용하고 있고, 흉배는 쌍학흉배이다. 바탕을 검은색으로 칠하고 청록자적황색(靑綠紫赤黃色)의 진채(眞彩 : 진하고 강하게 쓰는 채색)로 자수의 질감을 모방하여 채운(彩雲)을 묘사하였다. 그 뒤 쌍학을 관대의 아래위에 그리되 학의 흰색은 배채하였다. 정간의 영정은 초상화 전체의 3분의 1에 해당할 정도로 넓은 면적에 걸쳐서 바닥의 화문석 돗자리를 매우 자세하게 묘사하였다. 황색을 담채하고 흰색의 짧은 색선으로 돗자리 올을 일일이 묘사하였다. 그 다음 붉은색과 검은색으로 문양을 그리되 위에서 수직으로 보았을 때 나타나는 완전한 정면관의 문양을 묘사했다.

표구는 다소 특이하여 그림 부분과 같은 비단 바탕에 사방의 가장자리에 붉은 진채로 테두리를 그렸다. 그 바깥쪽에 흰색 호분(湖粉 : 흰 가루)으로 비단 문양을 그려서 마치 표구를 한 것처럼 꾸몄다. 현재는 유리 액자로 개장되어 족자 표구의 원형을 잃었다. 전체적으로 안료가 탁하여 질이 좋지 못한 편이며 금분이나 은분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박락과 꺾임도 심하고 보채(補彩)한 곳도 적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문중에 전하는 바에 의하면 정간이 선천 부사를 마치고 이임할 때 부민들이 개성의 화가를 초청하여 초상화를 그렸다고 한다. 그러나 이 초상화가 당상관이 착용하는 쌍학흉배를 부착하고 있는 점으로 볼 때 이 초상화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초상화는 서울 부근의 초상화들과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뿐만 아니라 호랑이를 강조한 배치법이 18세기 중반 이전의 특징이다. 관복이나 사모, 교의자 손잡이 등에 전혀 명암 표현을 넣지 않은 것도 18세기 초반의 특징이다. 얼굴을 불투명한 채색으로 묘사하는 것이나 본래의 비단 바탕 위에 비단 문양을 그려서 마치 실제로 표구한 것처럼 꾸미는 방식이 흔히 중국과 연관성이 있었던 초상화들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들을 고려할 때, 정간의 초상화는 18세기 초중반경 개성 부근의 지방 화가가 그렸을 가능성이 있다.

참고문헌

『한국의 초상화』(문화재청 편, 눌와, 2007)
『한국의 초상화』(조선미, 열화당,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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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강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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