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뒷간귀신’ · ‘부출각시(跗出閣氏)’ · ‘변소각시’ · ‘칙도부인’ · ‘측신각시’ · ‘치귀’ · ‘정낭귀신’ 등으로 불린다. 대개 여성 신으로 머리가 길며, 성격이 포악하고 노여움을 잘 타서 두려운 존재로 여겨져 왔다. 변소에서 병을 얻거나 사고가 나는 것은 바로 이 신의 소행이라고 믿어지고 있다.
제주도 『문전본풀이』에 그 유래가 나타나는데, 집안의 각처를 관장하고 있는 신들의 형성유래담인 이 신화에 의하면, 남(南)선비의 첩인 노일제대귀일의 딸은 본부인을 죽이고 그의 일곱 아들까지 죽이려다 흉계가 드러나 측간으로 도망가 목을 매어 죽어 측도부인이 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본부인 조왕(竈王)과 시앗인 측도부인은 원수간이라 하여 부엌과 측간은 멀리 짓고, 측간의 돌멩이 하나, 나무 하나라도 부엌으로 가져오지 않으며, 부엌의 물건 역시 측간에 가져가지 않는 관습이 생겼다고 한다. 그 밖의 지역에서 측신의 유래에 관한 자료는 거의 보이지 않고 '성주신(城主神, 城造神) 밑에서 형벌을 집행하는 신'이라고만 전한다.
측신에 대한 의례는 일반적으로 고사(告祀) 때에 여러 가신들과 함께 행하여진다. 성주 · 칠성 · 조왕 등과 같은 가신은 큰굿에서 청입(請入)되고 있지만 구삼승할망(일명 저승할망)이나 측신각시 등의 악신(惡神)은 청입되지 않는다.
제주도에서는 변소에서 기르는 돼지가 해(害)를 보거나 변소에서 동티가 났다는 점괘가 내릴 때 측신에게 빌고 그밖에는 별로 대접을 하는 일이 없다고 한다. 강원도에서는 변소를 지은 뒤에 아무 탈없이 집안을 편안하게 보살펴달라는 기원에서 길일을 택하여 변소에 불을 켜놓고 제(祭)를 지낸다.
대개 측신은 신체(神體)를 모시지 않고 뒷간 천장에 헝겊 또는 백지조각을 붙여두거나 매달아 둔다. 또한, 아이들이 신발을 변소에 빠뜨렸거나 사람이 변소에 빠졌을 때 떡을 해놓고 메밥과 여러 음식을 장만하여 측신에게 빈다. 그렇지 않으면 측신이 노하여 탈이 난다고 한다.
이 지역에서 조사된 자료에 의하면, 측신각시는 늘 긴 머리카락을 발 밑에 감고 세고 있다가 사람이 갑자기 변소에 들어오면 깜짝 놀라서 세던 머리카락을 뒤집어 씌운다고 한다. 머리카락에 씌어진 사람은 병을 앓게 되는데, 이 측신각시는 놀라서 화가 났다 하면 무당이 굿을 하여도 잘 풀어지지 않아 대개는 죽는다고 한다.
그런데 측신은 늘 변소에 있는 것이 아니고 매월 6일 · 16일 · 26일과 같이 6자가 있는 날에만 나타난다고 하여, 이 날은 근신하고 금기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변소 출입시에 밖에서 기침을 세 번하고 들어간다거나, 불가(佛家)에서 입측오주(入厠五呪 : 洗淨眞言 · 洗手眞言 · 去手眞言 · 淨身眞言 · 無甁水眞言)라 하여 다섯 가지 진언을 외는 행위 등은 화를 면하기 위한 방책으로 해석된다.